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이 3일째 하루종일 시커먼 매연과 뿌연 배기가스로 뒤덮이는 스모그 현상과 30도 안팎의 무더위가 겹치는 등 최악의 기상상황을 보이고 있다. 서울 동북부지역과 안양 성남 등에서는 이틀 연속 오존주의보가 발효돼 시민들이 외출을 꺼리고 병·의원에는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는 노약자와 어린이들이 급증하는 등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서울지역은 이달 들어 오존주의보가 12차례나 발령, 지난해 같은달 1차례를 무색케했다. 수치도 작년에 비해 올라 이틀연속 오존주의보가 내려졌던 동북부지역 방학동 측정소에서는 26일 오존농도가 0.125ppm, 남서지역은 사당측정소에서 0,126ppm을 기록했다. 이달들어 발효된 오존주의보만 지난 한해치인 18번에 가까운 회수를 보이고 있다. 9일 북동지역 오존오염도는 0.140ppm으로 지난해 연간 최고치인 0.136ppm을 이미 초과했다.
특히 올들어서는 기온이 떨어지는 오후 9시까지도 오존주의보가 지속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밤 사이 안개와 뒤섞이면서 다음날 아침 극심한 스모그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주부 김민숙(36·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아침에 밖에 나가보면 매캐한 냄새가 나 창문을 열 수 조차 없다』고 말했다.
환경 및 기상전문가들은 특히 서울지역의 연이은 오존주의보 발령이 장마기간중에 나타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오존주의보는 보통 장마가 끝난 뒤 불볕 무더위속에서 발령되지만 올들어서는 장마중에 잇따라 발령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원인이 서울의 대기중 오염물질 축적이 위험수위에 달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장마중 일시적인 더위임에도 불구, 상당기간 축적된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과 햇볕이 반응, 오존농도를 상승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여름에는 「오존경보」 발령수치인 0.3ppm 이상으로 오존오염이 심각해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원대 환경공학과 장영기(張榮基·43)교수는 『올 여름은 고온과 강수량 부족으로 극심한 스모그를 동반한 오존오염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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