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6시 동해항을 출발,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민영미(閔泳美·35)씨가 뜻밖의 「봉변」을 당한 것은 북한땅에 도착한 당일인 20일 오후 1시40분께. 관폭정에서 북측 환경감시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감시원의 유도성 질문에 무심코 대답한 것이 화근이었다. 『남한으로 내려간 귀순자들이 잘 살고 있다』는 민씨의 말을 꼬투리 삼은 감시원은 관광증을 빼앗고 사죄문을 쓰게한 뒤 벌금 100달러까지 받아냈다.일행과 함께 예정대로 이날 오후 5시께 장전항 출입국관리소에 도착한 민씨는 「귀순공작」이라는 뜻밖의 혐의를 뒤집어 쓴 채 혼자 북한에 남겨져야 했다.
출입국 관리사무소 옆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간첩」대우를 받아가며 치욕적인 조사를 받아야 했던 민씨는 이틀뒤인 22일 오후 온정리에 있는 외국인용 호텔인 금강산여관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북한 조사요원들의 끈질긴 조사는 계속됐다.
25일 북측의 극적인 석방 발표에 따라 풀려난 민씨는 오후8시 장전항에서 현대의 고속예인선에 올랐다. 다음날인 26일 새벽2시, 6일간의 「악몽같았던」억류생활을 뒤로 한 채 속초항에 입항한 민씨는 그리던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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