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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월례 간담회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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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월례 간담회 일문일답

입력
1999.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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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문제와 중산층.서민대책을 비롯해 국정전반에관한 입장을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김 대통령 인사말 = 오늘 6.25 기념일을 맞아 온 국민과 함께 6.25때 나라를위해 희생한 모든 호국영령들에 대해 충심으로 명복을 빌고, 유지를 받들어 이 나라민주주의와 국가보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국민 여러분께 사과말씀 드릴 것은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크게 끼쳐 올렸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크게 반성하고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를큰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더 한층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국정운영을 굳게 다짐한다.

잘못이 있으면 과감히 시정하고 국민 여러분에게 희망과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치를발전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많은 고통을 겪은 중산층과 서민에게 충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이를 잘 감내해 외환위기 해결에 도와준 충정에 감사드린다.

올해 경기가 예상이상으로 급격히 호전돼 세수가 3조원 이상 늘어날 것이다. 여기에 정부 보유주식 판매대금과 전년도 이월금을 합친 5조원을 갖고 절반은 재정적자를 줄이는 데 사용하고, 절반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돌려주겠다. 그동안 희생에대해 조금이라도 보상해야 하겠다.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 편에 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언제나 중산층과 서민의 이익을 주장해왔다. (중산층과 서민이) 고통도 분담했으니 과실도 같이 나누는정책을 앞으로 적극 추진할 것이다.

국민의 정부 출범이래 안보와 화해.협력을 병행하는 햇볕정책, 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으며, 한번도 흔들림이 없었다.

화해와 협력은 그동안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 우여곡절도 있고, 최근 보듯 차질도 있으나 발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햇볕정책에 대해 일부에선 혹시 유화정책이 아니냐, 안보를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갖고 있었으나 서해전투로 그런 우려는 말끔히 씻겼다. 이는 또 국민의 정부의 국방정책이 바르게 안보태세를 강화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일부에선 햇볕정책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과거 초강경, 대결일변도 정책을 할 때도 청와대 습격 사건, 울진 공비사건, 판문점도끼사건, 아웅산 사건이 있었고, 전 정권에선 쌀을 갖다줬는데도 고맙다는 말을 듣기는 커녕 사진을 찍었다고 억류당한 사건도 있었다. 이번 일이 결코 햇볕정책때문에 일어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상호주의를 고수한다. 야당과 차이가 없다. 야당도 북한과의 대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 그러나 상호주의 실천에선 전술적 융통성이 있다.

야당이 집권해도 그런 정도의 융통성을 안 가질 수 없다. 대북정책에서 야당과 정부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이번 전투 성과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으나 결코 만심하거나 안심해선 안된다.

북한은 이번 실패에서 여러 교훈을 배워 앞으로 어떤 도발을 할 지 모른다. 충분히대비하는 안보태세 강화를 조금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정부와 국군을 믿고자신감을 갖고 대해줄 것을 바란다.

또 북한은 우리의 선의를 오판하지 말고 화해.협력의 길로 나와 민족상호간에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을 종식시키고, 평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 그것이 민족과 북한에도 이로운 일이다.

이산가족문제는 당면 대북접촉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많은 이산가족이 노령화,세상을 뜨고 있다. 시간이 없다. 북한이 비표회담을 통해 (20만톤중) 10만톤을 먼저주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그들 표현대로 `통크게 결정을 내리겠다'고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약속을 지킬 때만 나머지 10만톤을 보내겠다.

북한은 예측불허이며 변화가 잦다. 이런 상대를 다룰 때는 일시적 사태에 일희일비해선 안된다. 소신과 원칙에 따라 주도권을 갖고 대처해나가야 한다.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고 적극 협력하기를 바란다. 정부는 일관되게 안보와 화해.협력 두가지병행정책을 확고하게 고수하면서 모든 사태에 대처해나가겠다.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게 얼마나 우리 안보에 기여하는가. 전세계의 지지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우리의 안보는햇볕정책을 통해 더욱 힘을 얻고, 강화되고 있다.

--금강산 관광객 억류사건을 대북경협 전반과 연계할 것인가.

▲전반적.일반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북한이 합리.

협력적으로 나오면 그에 따라 대응하고,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나오는 부분에 대해선 시정하게 만들 것이다.

--민씨 송환협상은 잘 되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른다. 잘 되길 바라고 있다. (통일부장관 답변)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 북측이 오래 억류해 이득될 것이 없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

--국민의 안전문제에 대해 일개 기업이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약정.계약체결이 아니라 정부간 신변안전보장 논의가 있어야 되지 않나.

▲궁극적으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정부간 대화를 거부해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가 베이징(北京) 차관회담이 열리고 있다. 정부는 동시에 정경분리원칙에서 경제적 거래는 진행시켜왔다. 금강산관광도 그 한가지 예다.

정부는 그러나 막연히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하나 보고받고 검토해 왔다.

신변문제도 그렇게 했다. 금강산관광도 현대와 북한간 협정을 통해 신변안전에 대해확실히 보장돼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일방적으로 규칙을 만들어서 협정위반을 주장하고 있다. 다시 시작할 때, 그런 세칙을 갖고 함부로 위협을 주지 못하도록 확실한보장을 받고 관광객이 북한에 가도록 하겠다.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발사 징후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책은.

▲미사일을 절대 발사하지 못하도록 한.미.일 3국이 공동 또는 별도로 강한 설득과 압력을 가하는 게 최급선무이다. 만일 발사할 경우 남북관계나 북미, 북일관계는 크게 냉각될 것이다. 3국이 긴밀히 협의해 구체적 대응방법을 세울 것이다.

--중산층.서민대책으로 2조5,000억원을 투입하는데, 은행매각 지연으로 제일은행에만 5조원을 투입하면 중산.서민층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또 지지부진한 삼성자동차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닌가.

▲이에 대비해 64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게 돼 있다. 제일은행에 투입되는 5조원 중 1조원이상은 주식으로 갖게 되니까 주가 오르면 5조원 투입한 것을 건져낼수 있다. 삼성자동차 문제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재경부장관 설명) 삼성차는 4조3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어떤 형식으로 정리해 대우에 넘기느냐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렸고 막바지에 와서도 옥신각신하고 있다. 지금 최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절박한 인식을 양 당사자가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금 기다려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다.

--중산층과 서민에 대해 관심과 약속을 했다. 정책적인 우선순위에 있어 방향의 전환인가. 경제개혁과 재벌개혁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산층과 서민들에 대한 우선순위는 처음부터 그랬다. 중산층과 서민문제는 우리의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의 근본이다. 작년은 외환위기 극복 때문에 미처 손이 미치지 못했지만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해나가겠다. 앞으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중산층과 서민이 몰락하지 않도록 하겠다. 영국의 대처수상도 경제는 살렸지만 중산층과 서민의 지위가 약화됐다는 내용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재벌개혁에 대한 정부방침은 확고하다. 반드시 완전한 개혁을 해 낼 것이다. 못하면 장래가 없다. 이 개혁에 적당히 머물면 많은 외국기업이 철수할 것이다. 채권자인 은행이 채무자(기업)의 상황을 월별로 체크하고 있다. 은행과 기업간의 약정이지켜지지 않으면 제재조치를 하고, 그래도 안되면 한발 더 나아가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동안 상당한 노력과 협력을 한 재벌들이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소수다. 나머지 소수도 약속을 잘 이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최근 항간에는 `대통령이 민심을 수용하는데 다소 인색했다. 권위주의적이다'라는 지적이 있는데.

▲내 정치적 목표 중 하나가 국민의 뜻을 하늘같이 여겨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부정적 인식을 일시나마 국민들에게 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겸허하게 귀기울여 민심을 잘 알도록 하겠다.

--야당과 특검제 도입 및 국정조사 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

▲조폐공사의 파업을 조장했다는 것이 비록 취중이라도 검찰 간부의 입에서 나왔다. 이는 중대한 문제인데, 이 수사를 검찰에 맡겨 놓으면 국민이 얼마만큼 신뢰하겠느냐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결단을 내려 이 문제에 한해 특검제를 해서 검찰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조사하자고 했다. 입법과정에 검토할 점이 많으니 우선 임시법으로 하고, 근본적인 도입문제는 여야간 협상을 통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협의하자고 공동여당간 합의했다.

--검.경 갈등문제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검찰에 파견된 경찰복귀 문제는 경찰의 수사권 확대와는 상관 없다. 경찰청장을 통해 알아보니 검찰에 파견된 사람중 상당수가 정식으로 서류상의 결재를 안받고과거 관행대로 파견돼 복귀하라고 한 것이라고 한다. 과거에도 두서너번 그런 지시가 있었다. 경찰의 수사권 확대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고, 지금 논의할 문제도아니다.

--공직기강 10대 원칙 중 경조사비 금지에 대해 공무원들의 불만이 많은데.

▲사실 나도 보내던 경조비를 보내기가 어려워져 딱한 입장에 빠졌다. 어렵지만이를 감내하지 않으면 공직사회의 청렴성을 실현하는데 문제가 있다. (공무원들의)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은 알지만 안하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고 있는것이다.

--`리스트 정치'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은.

▲`리스트 정치'를 없애는 데는 언론도 협조해 줘야 한다. 근거없이 모략 중상하는 것은 척결하겠다.

--대통령의 일정을 줄이고 국정구상 시간을 더 많이 갖는 게 좋겠다는 지적도있는데.

▲일정에 대해 걱정해 줘 고맙다. 주위에서도 그런 충고를 많이 한다. 나도 힘들지만 시간만 나면 (다른 일정이) 끼어들고 해서 그게 잘 안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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