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집 하우스댄스곡 '몰라' 발표93년 엄정화가 「눈동자」라는 노래를 들고 솔로 가수로 데뷔했을 때, 그를 눈여겨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MBC 합창단 출신, 그리고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의 단역 출연. 이 때만 해도 가수로도, 탤런트로도 성공하지 못하고 부유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94년 그가 영화 「마누라 죽이기」에 출연했을 때는 매니저가 주연 최진실을 팔면서 「끼워팔기」식으로 겨우 출연시켰다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그러나 96년부터 2집 「슬픈 기대」, 3집 「배반의 장미」, 4집
「Invitation」을 내면서 엄정화는 대표적 여가수 중의 한 명으로 급성장했다. 28세. 적지 않은 나이지만 김현정이나 박정현 같은 후발 주자의 추격을 제외하면, 그는 20대 가수 중에선 가장 인기있는 여가수다. TV드라마에서도 간혹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엔 그것도 안한다. 그만큼 가수로서의 위치를 지키려는 생각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인기 비결을 앨범이 나올 때마다의 「변신」이라고 한다. 「배반의 장미」에서는 정말 배신당한 남자를 원망하는 듯한 강력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보였고, 동양풍이 강했던 지난해에는 중국식 의상에 요염한 화장으로 선풍을 일으켰다.
5집으로 하우스 댄스곡 「몰라」를 들고 나온 이번에는 연한 화장에 촌스러운듯 귀여워 보이는 볼화장이 독특한 이미지로 변신했다. 머리를 바짝 묶어 올리고 헤드폰을 착용해, 「사이버 패션」이라고도 불리지만 본인은 개의치 않는다. 중요한 것은 「엄정화가 또 달라졌다」는 사실.
대중성 강한 노래를 잘 만드는 작곡가들과 일해 온 것도 그녀의 성공 요인. 신곡인 하우스 댄스곡 「몰라」는 흥행 작곡가 김창환이, 「스칼렛」은 「포이즌」의 작곡가로 최근엔 개그맨으로도 활동하는 주영훈이 곡을 만들었다. 윤일상 윤상 조규만 등 화려한 스타 작곡가들과 또 만난 것이 행운이다.
어떤 이들은 4집 이후의 변신에 회의적이기도 하다. 너무 요염하게, 너무 성적(性的)으로만 어필하려는 것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귀여운」이미지로 많이 승부를 걸고 있는데, 그것이 또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아직 대중은 그녀의 변신에 회의적이기 보다는 긍정적이라는 얘기일까. /박은주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