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민씨가 20일 북측에 의해 억류되자 즉시 북측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및 국제관광총회사등 북측 채널을 불러내 석방협상에 착수했다. 김고중(金高中)현대아산부사장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측과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평가와 발전방안을 협의하다가 억류사태가 나자 곧바로 석방협상에 투입됐다.현대측은 민씨의 억류는 신변안전보장각서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며 즉각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측이 민씨가 귀순공작행위를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양측 사이에는 한때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빚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현대는 민씨를 조속히 석방하지 않을 경우 금강산관광사업 및 대북송금을 중단하고 북한주재원도 전원 철수시키겠다는 강경카드를 빼들었다. 정부도 현대를 통해 경협중단 및 대북송금 중단등의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전달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석방협상은 김윤규(金潤圭)현대아산사장이 북한측과 핫라인을 개설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23일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전권을 위임받고 베이징에 도착한 김사장은 초기 황철 조선아태평화위 책임참사를 만났으나 협상에 진척이 없자 평양에 있는 김용순위원장, 강종훈서기장과 전화담판을 벌여 민씨 석방을 이끌어냈다.
○…김사장은 25일 오전 10시 평양 핫라인과의 전화협상에서 북측과 민씨의 석방에 최종 합의하고 청와대와 통일부, 정명예회장등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현대는 민씨 송환을 위해 김보식 현대아산 상무등 3명의 인수단을 고속예인선을 통해 장전항에 급파했다. 관계당국도 경기도 분당에 사는 남편과 아들에게 석방사실을 알리고, 속초항에 대기할 것을 통보했다.
○…현대는 이번 협상을 철저한 보안속에서 진행하고 브리핑도 하지않아 취재기자들과 갈등을 빚었다. 현대 PR사업본부는 협상내용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협상에 장애가 되고, 북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이유로 베이징의 협상진행과정에 대해 『모른다』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말로 일관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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