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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박정희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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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박정희의 부활

입력
1999.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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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대통령의 큰딸인 한나라당 박근혜의원이 부총재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백의종군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한나라당이 부친인 박 전대통령의 기념관 건립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고, 김영삼 전대통령이 박 전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했을 때도 당이 이를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식으로서 부친의 홀대에 마음 아파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그러나 한나라당은 박의원의 부총재직 사퇴서 처리를 미루면서 여당, 특히 그의 사촌형부(JP)가 사실상 지배주주인 자민련의 영입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인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자민련은 박의원의 영입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다. 당이 기존입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박의원의 배수진 또한 탈당설을 증폭시키고 있다.

■박의원이 한나라당을 떠나고 안떠나고는 전적으로 그가 선택할 문제다. 다만 자신의 부친인 박 전대통령이 국민적 추앙속에 기념관을 지어야 할 인물인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보릿고개를 없애는데 기여했다는 지적은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영구집권을 위해 무수한 사람들을 사법살인한 그의 혹독한 독재를 「본의가 아니었다」는 말로 양해할 수 있을까. 기념관을 굳이 짓겠다면 억울한 죽음들의 위패를 함께 모셔서 원혼을 위로하겠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역사의 왜곡에 불과할 뿐이다.

■경제중흥의 공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박정희는 너무나 잔인한 독재자였다. 긴급조치라는 채찍과, 위수·계엄령이란 족쇄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던가. 중앙정보부 의전과장의 증언이 아니더라도 말년에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런 독재자가 역사속에서 부활한다면 우리의 장래는 암담하다. 민주주의는 주권자가 깨어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노진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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