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안성기씨는 좀처럼 앞에 나서지 않는다. 스크린쿼터 축소 위기는 수줍고 겸손한 그의 모습을 바꿨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 이제는 나라도 나서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박광수감독과 함께 스크린쿼터 사수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워장을 맡았다』고 했다. 21일 문화부 장관면담 자리에서, 23일 당정협의회에서 그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약속을 번복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스크린쿼터의 필요성을 조리있게 설명하고, 영화인들의 의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 자신도 놀랐고, 주변 사람들도 다시 한번 그를 쳐다보았다. 『임무를 맡으면 변할 수 있나봐요. 자연인, 배우 안성기를 떠나 영화인 전체입장에서 상황과 역할을 생각합니다』기도하듯 절실한 마음으로 그는 행사장을 뛰어 다니고, 후배배우들을 격려한다. 신념도 확고하고, 대의명분도 분명하기에 그는 「인정사정 볼것 없다」 「구멍」의 촬영으로 피곤하지만 밤늦게 회의를 하고 시위에도 열심이다. 『스크린쿼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국민들도 다 안다. 단순히 영화인들의 생존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정신을 지키는 일이다. 더구나 정부가 경제논리로 양보할 만큼 이제는 우리경제가 그렇게 급박한 것도 아니다. 한미투자협정을 연기시키든지, 문화적 예외조항으로 두든지 해야 한다. 나 자신부터 아직 한번도 스크린쿼터가 줄거나 없어진다거나 그 후의 대처방안을 생각않고 있다』
그는 25일 개인 일로 미국에 간다. 후딱 일을 끝내고는, 미국영화협회 관계자와 의원들을 면담하러 간 미국 방문대표단과 27일께 합류할 예정.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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