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되는 이맘때쯤이면 부동산시장은 비수기. 거래도 한산하고 집값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집값 상승세는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용인 등 인기지역의 분양열기는 식을줄 모른다. 부동산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 낙찰가율도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이상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집값이 어디로 가는 것일까」내집마련을 꿈꾸거나 집을 팔고 사야하는 실수요자들은 물론 여윳돈을 굴리려는 투자자들도 궁금증이 이만저만 아니다. 8월에 큰장이 선다는 소문도 나오고, 주식시장에 잠긴 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릴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부동산전문가 10인을 통해 이같은 궁금증을 해소해보면.
부동산전문가 10인은 대체적으로 올 하반기 집값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부동산시장이 탄탄한 기반속에 계단식 상승을 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총선도 변수다. 정부가 집 한채가 전재산인 서민층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부동산정책을 내놓을 경우 집값의 상승곡선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승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토연구원 손경환(孫炅煥)박사는 2~3%대의 미미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시장의 수요기반이 중산층의 소득감소가 해소되지 않는 한 집값은 대세상승에 들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金聖植)연구원은 좀더 비관적인 입장이다. 최근의 이상열기를 급락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으로 보고 있는 김연구원은 누적된 주택공급과잉과 중산층의 주택구매력 저하 등으로 부동산시장은 약보합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낙관론이 대체적으로 우세하게 나타났다. 부동산전문가 10인중 7명이 5% 이상 집값이 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주택산업연구원 이동성(李東晟)원장은 올 하반기 최고 10%까지 집값이 오를수 있다고 예상했다. 예를 들어 1억5,000만원짜리 집은 1,500만원이 올라 1억6,500원이 된다는 계산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대표도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5~10% 상승을 점쳤다. 경기회복과 저금리를 피해 투자처를 찾는 여유자금과 목표수익을 챙긴 주식시장 자금이 부동산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집을 팔아야 한다면 언제일까. 부동산전문가중 8명이 현재 집을 갖고 있다면 팔지 않겠다고 답했다. 집값 상승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봄이후에 팔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반대로 집을 사야한다면 올해안으로 사두는 편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부동산뱅크 김우희(金祐姬)편집장은 『자금에다소 여유가 있다면 서두를수록 수익률은 높다』고 조언했다. 정광영(鄭珖泳)한국부동산 경제소장은 매입시기를 시중자금이 풍부해지는 추석 한달전, 즉 8월중순으로 꼽았다.
반대 의견도 귀담아둘 필요가 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거꾸로 팔때라고 말한다. 『과도기적으로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살아있을때 가능한 빨리 매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부동산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부동산전문가중 3명이 5,000만원대의 소액자본을 갖고 있다면 신규 아파트 청약을 통한 분양권 전매를 노려보겠다고 답했다. 이와함께 성업공사를 통한 공매나 그린벨트 해제를 노린 준농림지 투자등을 들었다. 전세를 끼고 기존 아파트를 구입,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려보는 것도 한 방법으로 제시됐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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