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삼성카드와 LG카드(회사이름은 LG캐피탈)의 대결이 더운 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IMF한파가 한창이던 지난 해 각각 「내실경영」(삼성)과 「확장경영」(LG)이라는 상반된 전략을 펼쳐 화제가 됐던 두 회사가 최근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서자 전면적인 「세(勢) 불리기」대결을 벌이고 있다.이번 맞대결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곳은 지난 해 30여만명의 부실회원을 퇴출시켜 외형상 LG에 뒤진 삼성. 삼성은 97년 말까지만 해도 LG보다 많은 카드회원을 보유했으나 5월 말 현재 818만명으로 LG(836만명)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이같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5월부터 「이용회원과 취급고를 두배 늘린다」는 구호아래 「더블 점프운동」을 벌이고 있다.
삼성의 공세에 대해 LG는 수성(守成)을 자신하고 있다. LG는 IMF체제 이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이른바 「헝그리 미들 클래스(Hungry Middle Class)」를 겨냥한 개인 소비금융에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회사의 열전은 유통업체와 인터넷 현장으로 이어진다. 백화점과의 제휴경쟁에서 LG는 미도파, 뉴코아 백화점과 손을 잡았고 삼성은 한신코아, 인천백화점, 모드니 백화점을 끌어들였다. 특히 삼성이 동대문상권의 「빅3」중 하나인 밀리오레와 제휴한지 일주일도 안돼 LG가 두산타워와 제휴를 맺은 것도 양사의 경쟁양상을 보여주는 일화다.
LG와 삼성은 최근 「인터넷 현금서비스」을 둘러싸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이 14일 국내최초로 「인터넷 현금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하자 LG가 1시간도 안돼 「우리도 21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한 것.
한편 두 회사는 경쟁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은행계 카드회사인 국민, BC카드에 비해 훨씬 적은 두 회사의 현금인출기(CD)를 공유하는 등 「적과의 동침」도 마다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당분간 삼성과 LG의 경쟁을 지켜보면서 서비스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즐기면 될 것 같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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