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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재, YS독설 「계산된 도발」규정 일전불사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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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재, YS독설 「계산된 도발」규정 일전불사 채비

입력
1999.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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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결국」 전면전의 길로 들어섰다.이총재는 24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김전대통령의 「한나라당 제 2중대」발언을 정면 겨냥, 『그동안 당 총재로서 지켜야 할 선이 있어 자제해 왔지만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결전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공식논평을 통해 김전대통령을 융단폭격했고, 김전대통령도 대변인역인 박종웅(朴鍾雄)의원을 통해 즉각 독설전으로 맞섰다.

양측의 싸움은 외견상 페인트 사건에서 촉발된 감정전의 양태를 띠고 있다. 김전대통령은 23일 민주계와의 상도동 만찬에서 페인트 사건에 대한 한나라당의 미온적 대처에 극도의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나라당을 2중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대로 가면) 5공과 운명을 함께 한 민한당처럼 DJ정권과 운명을 같이하게 될 것』이라고 극언을 했다. 부글거리는 속을 가누지 못한 YS가 화풀이삼아 한나라당까지 싸잡아 두들긴게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나 싸움의 이면을 곰곰히 뜯어보면, 「계산된 전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총재측은 YS의 「제 2중대」발언이 담고 있는 정치적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감정적으로 아무리 격앙됐어도 정치적 목적 없이 함부로 내뱉은 언사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YS가 언젠가는 저렇게 나오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야 모두를 쳐야만 자신의 정치적 공간이 생기는 YS로선 다른 도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한 핵심당직자의 분석은 양측의 전쟁이 「시간문제」였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이총재 주변에는 『차라리 잘 됐다. 총선에 임박해 문제가 생기면 선거만 망치게 되므로 이참에 아퀴를 짓고 넘어가자』는 분위기도 상당하다. 이총재가 대여투쟁전선에 악영향을 무릅쓰면서까지 대치전선을 긋고 나선 것은 YS의 막무가내식 침윤(浸潤)에 대비한 「배수로 파기」로 받아들여진다.

어쨌거나 이총재의 대(對)YS 선전포고로 민주계는 대단히 어정쩡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차기 총선을 의식해 YS와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어온 수도권은 그렇다쳐도, 양자택일을 강요받게 된 부산·경남지역(PK) 민주계는 어느 쪽에도 말을 보태기 어려운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 지역 민주계의 한 의원은 『확전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라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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