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대북포용정책을 곧추세우는데 가장 큰 목적을 두고있다. 서해 사태, 그 이후 북한이 보여준 어지러운 행태, 금강산 관광객 억류 등은 햇볕정책에 적지않은 손실을 준 게 사실이다. 국내와 미국의 보수세력은 『북한을 감싸안는 정책만으로는 변화시킬 수 없다』며 햇볕론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이런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김대통령은 미국과의 공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자세다. 김대통령은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간에 대북정책에 이견이 없다」는 결과를 내놓고, 이를 국내외는 물론 북한에 대해 「대북포용정책은 상수(常數)」라는 메시지로 사용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한미간에 안보공조가 확고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한이 도발을 카드로 이용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북포용정책의 수용 없이는 미국과의 관계개선, 우리의 경제지원도 어렵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 북한을 협상의 틀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도 서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미의 정부레벨이 아닌 의회 차원에서는 김대통령에게 상호주의의 강화를 요구하는 기류가 엄존해 있다. 김대통령도 이를 인식, 방미 기간중 의회 일각의 강성 기류를 다독일 것으로 보인다.
대북정책 외에 경제개혁과 회복에 대한 미국의 우호적인 지원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도 전개될 전망이다. 우리 경제가 회복국면에 있지만 미국의 긍정적 평가가 계속돼야만 안정국면에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대통령의 「필라델피아 자유상」 수상도 방미의 주요 목적이다. 김대통령의 수상은 대외적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외교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국 독립정신의 핵심인 자유와 민주주의 구현에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 수여되는 이 상의 역대 수상자는 만델라 전 남아공대통령, 하벨 체코대통령, 바웬사 전폴란드대통령, 카터 전미대통령, 국경없는 의사회, 후세인 전요르단국왕, 페리스 전이스라엘총리 등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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