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 미프로농구(NBA) 챔피언을 노리고 있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데이비드 로빈슨(34)을 「제독」이라고 부른다.NBA 선수로는 특이하게 해군사관학교출신으로 87년 샌안토니오에 1라운드 1번으로 지명된뒤 2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89∼90시즌부터 NBA서 활약한 특이한 경력때문. 올해로 NBA 10년째인데 사상 처음 결승에 올라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플레이오프서 샌안토니오는 12연승의 NBA 신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뉴욕 닉스와의 결승서 2승1패로 앞서는등 강력한 챔피언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선수는 로빈슨이 아니라 후배 팀 덩컨이다. 하킴 올라주원(휴스턴 로키츠) 샤킬 오닐(LA 레이커스)과 함께 넘버원을 다퉜던 특급 센터의 명성이 크게 퇴색한 것이다. 스스로도 팀내 2인자임을 인정하고 있다. 90년 최우수신인에 오른 뒤 91년 리바운드, 92년 블록, 94년 득점 타이틀을 각각 따낸바 있고 95년 최우수선수에 뽑혔던 로빈슨이다.
정작 본인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97년 덩컨이 드래프트에서 지명돼 여름 캠프에 참가하자 그가 1인자가 되어야 한다는 결심이 섰다』고 고백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등 각종 기록에서도 덩컨은 로빈슨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게임 내용면에서 로빈슨의 활약은 덩컨에 뒤지지 않는다. 결승 1차전서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할 만큼 철저하게 조역을 자처하고 있는 것. 골밑에서 찔러주는 정확한 패스 덕에 덩컨이 거저 득점을 따내는 경우가 허다했다. 「공격은 덩컨, 수비는 로빈슨」이라 불리는 가운데 이번 플레이오프서 샌안토니오를 상대한 팀들이 「완벽한 수비에 졌다」고 시인할 정도로 그의 역할은 중요하다.
NBA 센터중 엄청난 스피드와 체력으로 최고의 공격형 센터로 10년 가까이 군림하던 로빈슨이 「음지의 조력자」로서 과연 10년만의 챔피언에 오를것인가.
장래준기자 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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