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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창호명인 아성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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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창호명인 아성 깨질까

입력
1999.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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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 이창호 명인의 아성을 깰 후보는 과연 누구인가.한국일보사가 주최하고 SK엔크린이 후원하는 제30기 SK엔크린배 명인전의 열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본선 토너먼트 8강전에 이어 4강전 한 판을 끝낸 23일 현재까지 필승무패 행진을 해온 「역전의 용사」들은 조훈현9단과 최명훈·임창식6단 3명. 이 가운데 이창호 명인과 토끼띠(24세) 동갑내기인 최6단이 가장 먼저 도전자결정전에 선착, 상대(조9단대 임6단전의 승자)를 기다리고 있다. 최6단은 18일 한국기원 본선대국실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난적 양재호9단을 백으로 2집반차로 따돌리고 도전자결정전 3번 승부에 진출한 상태. 지난해 4강(조훈현·서봉수·유창혁9단, 최명훈6단)으로 시드배정을 받았던 「세계 최고의 공격수」 유창혁9단은 16강전에서 양재호9단의 맹공에 맥없이 무릎을 꿇었고, 서봉수9단도 8강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조9단에 발목을 잡혀 탈락했다.

올해 명인전의 가장 큰 특징은 노장 기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다는 것. 특히 마흔셋의 나이에 4강까지 진출한 임창식6단의 성적은 말 그대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77년 입단한 뒤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명인전 본선에 진출한 임6단은 제1기 제왕전, 제1기 박카스배, 제4기 대왕전 등 80년대초 몇번의 국내기전 본선진출 경력을 빼곤 이후 이렇다할 기록을 내지 못했던 무명의 기사. 워낙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품인데다 경남 울산에 거주하고 있어 서울 바둑계와는 거의 교류도 없는 편이다. 울산 옥동기원에 지도사범으로 나가는 정도 외에는 자세한 근황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바둑연감에서나 이름 석자를 겨우 구경할 수 있었던 그가 올해엔 명인전 본선진출로 바둑계를 놀라게 하더니 본선 토너먼트에서도 「장비」 장수영 9단(16강전)과 「청년강호」 김승준6단(8강전)을 연파,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임6단은 바둑을 둘 땐 담배 필터까지 손으로 잡아 떼내고 필 정도로 지독한 골초』라며 『올해엔 남다른 승부근성과 정신력으로 무장, 전에 볼 수 없었던 괴력을 발휘하고 있어 조9단과의 4강전에서도 명승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6단외에도 8강전에서 양재호9단에 패해 탈락하긴 했지만, 92년 이후 7년만에 본선에 진출한 홍종현8단의 활약도 눈부셨다. 50대 중반에 접어든 홍8단은 신진강호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본선에 진출한데 이어 16강전에서 이형노4단을 제압, 노병은 죽지않는다는 사실을 과시했다.

임6단과 일전을 앞둔 「바둑황제」조9단에게는 이번이 지난해 명인위를 빼앗긴지 1년만에 리턴매치에 나설 수 있는 기회. 타이틀 탈환은 물론, 이창호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오랫동안 절치부심해온 터라 상대가 약하다고 해서 호락호락 응대할 조9단이 아니다. 하지만 임6단을 꺾는다 해도 명인전을 비롯, 벌써 3개 기전에서 준우승 경력을 쌓았고 최근 세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최명훈이 버티고 있어 리턴매치의 성사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명인전 종합전적에서는 조9단이 12번, 이창호9단이 91년이후 7번 타이틀을 차지한 경력을 갖고 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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