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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아카펠라 뮤지컬 「S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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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아카펠라 뮤지컬 「She's」

입력
1999.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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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생명을 가진 우린 임산부죠. 방사능 쓰레기저장소 핵폐기물, 난 못 참아!』 다섯 임산부들이 투쟁적 환경보호론자가 된 것은 순전히 자연의 명령때문이었다.극단 춘추의 「She's」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과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주장은 오히려 아름답다. 이 작은 뮤지컬에는 형식과 내용의 새로운 실험, 표현의 새지평이 비친다. 국내 최초의 아카펠라(무반주 합창) 뮤지컬에 출연한 다섯 여배우들의 능숙한 연기 앙상블이 압권이다.

극은 외치지 않는다. 극단 춘추는 작고 아름답게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더 절실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아무런 무대 장치도 없다.

5명의 젊은 임산부들이 자기 마을에 짓기로 돼 있는 핵폐기물 처리장 시공식장에서 그야말로 온몸으로 저항한다는 줄거리다. 『오, 아랫배 통증이 와요. 의심할 것 없어, 오늘이 바로 그날』 무대 왼편 신디사이저 반주가 짧고 강하게 나오고, 다섯 여인의 아카펠라 화음은 더욱 급박해져 간다. 하복부에 미리 말아 넣은 긴 천을 두 배우가 양쪽으로 쫙 펼치는 것으로 분만을 대신하는 장면에서도 재치가 느껴진다.

1인 다역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크다. 특히 임산부, 남편, 산부인과 의사, 핵발전소 소장 등을 맡은 이경희의 연기. 포옹 등 노골적 애무 장면이 스스럼없이 연기되고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는 것 또한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아카펠라 화성에서 걸쭉한 사투리까지 망라된 오페라 「S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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