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이훈규·李勳圭부장검사)는 23일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회장이 매입한 운보(雲甫)김기창(金基昶)화백의 그림 203점중 당초 개인소장자에게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61점도 모두 운보의 장남 김완(金完·50)씨 소유였으며, 김씨측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표구상 등 20명의 이름을 빌려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차명으로 판 그림이 노출되는것을 꺼린 나머지 합법 매도한 142점에 기증품 87점(우향 작품)을 합산해 얘기했고 이 때문에 230∼240점을 매매했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자신이 거짓말 했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최회장이 92년부터 미술관 건립을 구체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이를 위해 운보 그림외에도 여러 종류의 그림을 사들여 왔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회장은 지난해 2월 관계당국에 「63동양미술관」 건립 신청을 하려했으나, 『미술관을 먼저 지은 뒤 신청을 하는게 좋겠다』는 서울대 김모교수의 자문에 따라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회장이 미술관 설계도까지 준비하는 등 계획을 구체적으로 추진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김완씨로부터 기념미술관 건립 조건으로 기증받은 우향(雨鄕) 박래현(朴崍賢)화백의 그림 87점이 이씨가 설립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횃불선교원에 보관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처럼 운보 그림 203점과 우향 그림 87점의 소재가 모두 확인되고, 최회장이 미술관 건립을 실제로 추진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그림로비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을 짓고 24일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운보 그림 매입자금은 대한생명의 운영자금에서 지출됐으며, 총무부의 유형 고정자산으로 회계처리됐다고 밝혔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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