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라 미술이 한국에 선보인다. 7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리는 「간다라 미술대전」.간다라 불상, 보살상, 불전부조, 사리기, 생활용구, 장신구 등 간다라 미술과 관련된 각종 유물들이 총망라됐다. 이번 전시회의 큐레이터로 내한한 무하마드 아쉬랍 칸 파키스탄 문화부 고고박물국 부국장은 『전시품 121점중 1점만 제외하곤 모두 진품』이라고 말했다. 유물들은 파키스탄 국립박물관, 이슬라마바드 박물관, 탁실라 고고박물관, 스와트 고고박물관, 페샤와르 고고박물관, 디르 고고박물관 등 6개 박물관에서 엄선해 온 소장품.
파키스탄 북단에 위치한 간다라 지방은 역사상 일찍부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관문으로 동과 서가 만나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기원전 4세기 동방원정에 나섰던 알렉산더가 간다라에 남긴 헬레니즘 문화는 그로부터 몇십년 뒤 인도에서 전해진 불교와 만난다. 동양의 종교와 서양의 고전미술이 절묘하게 결합된 특이한 형태의 불교미술, 일종의 혼혈미술이 번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주형 서울대 고고미술학과 교수는 『간다라 미술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기원후 1세기 쿠샨왕조 시대』라며 『기원후 3세기 전반을 기점으로 쇠락하나 간다라 미술은 인도뿐 아니라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과 동아시아 지역의 불교미술 발전에 커다란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간다라의 불상형식은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에서 불상의 전형적인 형식으로 받아들여졌을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도 가장 보편적인 형식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의 반가사유상과 같은 특별한 자세의 보살상 형식 역시 간다라에서 창안됐다는 것이다.
고대 불교도시의 발굴현장과 사원터, 간다라를 지배한 역대 왕조의 모습이 담긴 고화폐 등 간다라 지역의 불교미술품을 통해 알렉산더의 동방원정과 인더스강 유역의 쿠샨왕조의 의미를 회상해보는 귀중한 기회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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