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틀.바렌보임 가장 유력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베를린필이 23일(현지시간) 현 클라우디오 아바도(66)를 이을 차기 지도자를 발표한다. 푸르트벵글러, 카라얀으로 이어져 내려온 베를린필 지휘자는 세계 악단의 「황제」. 그런데 아바도는 2002년으로 끝나는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지난해 3월 발표, 충격을 던졌다. 베를린필을 스스로 박차고 나가는 지휘자가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상 정부나 오케스트라 운영이사회가 지휘자를 임명하는 것과 달리 베를린필은 단원들이 지휘자를 뽑는 전통을 갖고 있다. 협의 또는 비밀투표를 거쳐 최종합의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은 교황선거를 방불케할 정도로 험난하다. 아바도는 10년 전 6시간에 걸친 열띤 회의 끝에 선택됐다.
2002년부터 베를린필을 이끌 지휘자 후보로는 사이먼 래틀(44)과 다니엘 바렌보임(56)이 가장 유력하다. 래틀은 지난해 여름까지 18년간 영국의 지방악단 버밍햄심포니를 이끌며 세계 정상에 끌어올린 지휘자. 특히 현대음악 연주에 적극적이다. 바렌보임은 아르헨티나 태생의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로, 베를린장벽 붕괴 이후 베를린국립오페라 음악감독을 맡고있다.
둘 중 누구를 뽑을 것인가를 놓고 단원들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의 이상을 추구하자면 20세기 너머로 음악탐험을 계속해 온 래틀이 적격이다. 그러나 지휘자는 음악 뿐 아니라 행정, 대외로비 등의 수완도 있어야 하고 바렌보임은 이 점에서 더 낫다. 누가 베를린필을 맡게될지 세계 음악계의 안테나가 베를린을 향해 곤두서 있다.
오미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