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심청가를 한 토막도 안빼놓고 부르면 대여섯시간 걸린다. 춘향가는 더 길어 여덟시간. 그래서 판소리를 연극으로 꾸민 창극을 할 때면 지루하지 말라고 소리를 잘라내 두 시간 정도로 만들곤 한다. 이런 관행을 깬 것이 국립창극단의 지난해 「춘향전」. 소리를 거의 다 살려 장장 여섯시간 동안 공연했는데 예상을 깨고 관객이 미어터졌다.이번엔 심청가다. 100회 정기공연으로 여섯시간 짜리 완판 창극 「심청전」을 25일부터 7월4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에 올린다. 공연시간이 긴 만큼 무대를 짜임새있게 끌어가는 연출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출자는 영화 「서편제」에서 프로급 창 솜씨를 보여줬던 배우 김명곤. 직접 대본도 썼다. 소리는 명창 조상현이 짰다. 반주(국립국악관현악단)는 소리가 묻히지 않게 악기별로 하나씩 조촐한 단잽이 편성을 해서 소리를 따라가게 한다.
심청 역은 이번에 세대교체를 이뤘다. 늘 창극 주인공을 도맡았던 안숙선 명창은 극의 흐름을 설명하고 이끄는 도창 역으로 물러서고, 지난해 완판 춘향전에서 춘향을 맡았던 유수정 최진숙과 국립창극단의 막내 김지숙이 새 심청으로 나선다. 심봉사로는 왕기석·기철 형제가 나오는데 형인 왕기철의 딸 윤정이도 어린 심청으로 출연한다. (02)2274_1173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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