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벡텔을 지향한다」삼성엔지니어링이 세계최고의 엔지니어링업체인 미국 벡텔사와 동등한 수준의 선진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건설경기의 불황속에서도 국내에서 잇따라 대형플랜트 및 환경사업을 수주, 한국의 간판전문업체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이 회사는 22일 대구광역시가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해 발주한 안심하수종말처리장 시설공사(공사규모 789억원)와 지산 하수종말처리장 프로젝트(593억원)등 2건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 해 이후 대형 해외플랜트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해외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집트 국책사업인 유화제품(LLDP)플랜트(2억달러규모), 중국 정유공장(3억달러), 말레이시아 유화공장(3억달러)을 턴키베이스로 따낸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중남미와 중동에서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막바지단계에 와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98년 4월 서울 상암동 2002년 월드컵 축구전용구장 건설 입찰에서 「골리앗」 현대건설을 제치고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후 국내에 남은 유일한 엔지니어링전문업체가 됐다. 삼성· 현대· 대림·LG 등 국내엔지니어링 「빅4」중 삼성을 제외한 다른 3사는 재무구조 개선과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 원래 소속됐던 계열 건설부문에 흡수통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만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통합하지 않고 홀로서기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양인모(梁仁模)사장은 『엔지니어링과 건설은 업무 특성이 다르고, 통합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없다』면서 『세계적으로도 미국 및 일본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업무의 특성과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전업(專業)엔지니어링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엔지니어링업체는 석유화학 가스 정유 환경플랜트를 턴키베이스로 수주하면서 성장한 반면, 건설사는 토목 건축 주택등의 시공분야를 중심으로 발전, 시장 업무공정 고객의 특성과 기술등이 달라 물리적 통합시 해외사업수주등에서 역효과가 오히려 많다는 설명이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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