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2」는 싫다. 「꽁지머리」김병지(29·울산현대)와 「거미손」이운재(26·수원삼성)가 치열한 자존심싸움을 예고하고 있다.19일 끝난 코리아컵에서 치열한 「안방」경쟁을 벌였던 김병지와 이운재가 보름간의 방학을 끝내고 23일 재개되는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국내최고 GK(골키퍼)자리를 놓고 맞대결한다.
5일 벨기에전까지만 해도 국내최고의 GK는 김병지였다. 그러나 벨기에와의 평가전에서 튀는 행동에, 판단미스를 하는 등 불안한 플레이를 보인 김병지는 코리아컵 멕시코, 이집트전에서 잇달아 벤치신세를 져야했다. 국내최고의 연봉(2억2,000만원)을 자랑하는 「골넣는 골키퍼」김병지로서는 「고개숙인」남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악물었다. 비록 이운재와 대표팀 합숙기간 타워호텔에서 같은방을 쓰면서 미운정 고운정까지 든 아끼는 후배지만 호락호락 대표팀의 안방을 내줄수는 없었다. 절치부심 기회는 왔다. 크로아티아전에서 후반 종료직전 동점골을 허용하며 무승부(1-1)로 끝나긴 했지만 주전 GK로서 겨우 체면을 세운셈.
명성이라면 모를까, 기록만 놓고 보면 이운재가 결코 김병지에 뒤지지 않는다. A매치 기록만 따지면 김병지가 백전노장. 김병지가 47경기에 출장(62실점)한 반면 이운재는 5경기(2실점)가 고작. 멕시코전 출장도 94미국월드컵에 이어 5년만의 A매치였을 정도.
그러나 프로에서는 이운재가 오히려 철옹성이다. 지난시즌 방어율만 봐도 그렇다. 김병지가 25경기서 33골을 내줘 경기당 1.32골을 내준데 반해 이운재는 34경기에서 31골을 허용, 유일한 0점대 방어율을 자랑했다. 올해도 역시 이운재(12경기 12실점)가 김병지(9경기 12실점)를 앞서 있는반면 김병지는 6게임 연속 실점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쨌든 1승이 아쉬운 삼성(2승1패)과 현대(1승2패)로서는 두 철벽GK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23일 수원삼성-울산현대전은 무연고 중립지역인 2년8개월만에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려 프로축구에 목말라하던 서울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대표팀 발탁으로 자리를 비웠던 안정환(대우) 박성배(전북) 고종수 서정원(이상 삼성) 등이 태극유니폼을 벗고 소속팀에 복귀, 프로그라운드를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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