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추천종목에 계열회사나 자사주를 끼워넣는 사례가 늘고 있다.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시황분석자료(일명 데일리) 등을 통해 계열사 또는 자사의 주식을 추천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시황분석자료는 명목상 「사내한(限)」이지만 실제로는 객장에서 고객들이 투자정보를 얻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삼성증권은 지난주 추천종목 6개 가운데 삼성전자 삼성화재 등 계열사 종목 2개를 포함시켰다. LG증권도 추천종목 5개명단에 LG화학을 포함시키고 「기타 관심종목」에 LG상사, LG전자를 집어넣는 등 계열사 주식을 적극 추천했다. 한화증권은 『기관 및 외국인들의 선취매가 예상된다』며 한화종합화학을 추천종목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한진증권도 「택배부문 성장성부각」을 이유로 계열사인 한진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다. 그룹계열사뿐 아니라 금융기관도 마찬가지. 하나증권은 『고객의 자산관리와 관련된 종합적인 서비스 제공 예정』이라는 막연한 이유를 들어 모은행인 하나은행을 추천했다. 신한증권은 코스닥 등록 계열사인 신한캐피탈에 대해 「적극 매수」를 권장했다.
심지어는 아예 자기회사 주식을 추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대증권은 『시장점유율 확대 및 수탁수수료 유입증대가 예상된다』며 자사주를 추천했다. 대신증권도 지난주 자사 우선주를 추천종목에 편입시켰다. 동양증권은 최근 「공격적인 경영성과기대, 실적호전」등을 이유로 들어 자사주를 추천했다. 증권사끼리 서로 상대 계열사 주식을 교차추천하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종목추천을 통한 주가띄우기는 정도가 훨씬 심각한 상태이다.
해당 증권사들은 한결같이 수익성을 기준으로 추천종목을 선정할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A증권사 리서치팀 관계자는 『아무래도 계열사 종목에 대해서는 유언무언의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갑수(李甲洙)금융감독원 감독6국장은 『마땅한 처벌규정은 없지만 뚜렷한 근거없이 계열사나 자사의 주식을 추천하는 것은 「불공정 투자권유」의 소지가 있고 투자자를 오도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준형기자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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