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남북 차관급회담이 북측의 일방통고로 오전, 오후에 잇따라 연기되자 우리측 대표단은 북측의 정확한 의도와 회담전망 등을 분석하며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남측수석대표인 양영식(梁榮植)통일차관은 오전 9시 긴급기자간담회를 갖고 『북측이 한시간 전에 전화해 오후 3시에 회담을 갖자고 했다』면서 『이산가족들은 반백년을 기다려워왔다』고 순순히 회담연기 수용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남측 대표단은 회담준비에 한창이던 오후 2시15분 북측이 또다시 회담연기를 요청해오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차관은 오후 3시40분 회담 재연기사실을 공식발표하면서 『대북비료지원선이 이미 북으로 항해중인데도 이를 구실로 회담을 연기한 것은 유감』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편 우리측 관계자들은 북측이 두차례 모두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은채 일방통고방식으로 회담을 연기한데다, 이날까지도 대표단의 명단을 알리지않는 등 「무례」를 거듭하는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측은 차관급회담을 연기하면서 한편으로는 오후 3시 주중 북한대사관측이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서해교전은 남측의 고의적이고 계획된 도발행위』라고 비난하는 등 「양동작전」을 폈다.
우리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해교전문제를 확대함으로써 차관급회담에서의 주장에 무게를 싣겠다는 포석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북한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박영수(朴英洙)등 북측대표단은 회담에 참석키위해 오후 2시께 정장차림으로 대사관을 막 나서려다 평양으로부터 2차회담연기 지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3시께는 회담장에 북한 중앙통신 기자가 나왔다가 회담연기사실을 뒤늦게 알고 머쓱해 돌아갔다.
베이징=이영섭기자 yo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