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란결심공판 강경식.김인호씨 최후진술 -◆강경식 :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은 오랫동안 미뤄온 구조조정을 실천에 옮기는 과정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들이다. IMF에 며칠 빨리 갔다고 해서 구조조정의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당시 경제가 위기상황이었으나 국회는 노동관계법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대선과정에선 재협상론으로 금융시장 불안을 가중시켰다. IMF지원 결정이후에도 금융시장이 안정되지않고 경제위기로 치달은 것은 IMF와 합의한 고금리 정책과 긴축재정 등의 거시경제운용에 관한 처방이 적절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통설이다.
◆김인호 : 검찰이 외환위기 수사와 관련, 특정인을 지목하고 형사처벌하려는 것은 백제 멸망의 원인을 역사적 요인과 국제적 변화를 도외시하고 오로지 계백장군이 이끄는 결사대 5,000명이 황산벌 전투에서 나당연합군 15만명에게 패퇴한 것으로 결론짓고 계백장군에게 백제멸망을 추궁하는 것과 같다. 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은 이미 본인과 강피고인이 재임시 수립한 것들이다. 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과 금융관련 정책 대부분은 본인이 해태문제에 간여한 정도보다 수십배의 강도로 시행되고 있다.
◆변호인 : 1년간의 재판과정을 통해 피고인들에게 형사범죄가 될 사실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여론몰이와 정치적 필요에 의해 죄가 안되는 정책선택의 행위가 범죄로서 처벌받고, 무리하게 꿰어맞춘 증거들에 의해 형사범죄가 구성된다면 이는 IMF보다 더 걱정스러운 사태의 씨앗이 될것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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