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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민기금으로 인사동전통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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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민기금으로 인사동전통 살리자

입력
1999.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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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손으로 인사동 전통의 거리를 살립시다」「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가 인사동에 남은 유일한 전통가옥 민익두가(家) 보존·보수를 위해 시민기금 모으기 운동에 나섰다.

도시연대는 20일 오후 시민, 청소년, 외국인 관광가이드 등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연 「인사동 탐방행사」에서 민익두가 훼손 실태를 알리고, 보존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캠페인 및 서명운동을 벌였다.

경인미술관옆에 자리한 대지 244평, 건평 51평 규모의 민익두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건축가 박길룡(朴吉龍)이 전통과 근대건축양식을 조화시켜 지은 개량한옥으로, 근대 주택변천사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를 민속자료 15호로 지정하고도 보존·보수를 소홀히 해 기둥이 썩고 창문이 깨진 채 방치돼있는 실정이다. 시는 최근 인사동 역사·문화탐방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이 집을 사들여 보존키로 방침을 정했으나, 소유주가 제시하는 매각가가 너무 높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도시연대는 이에따라 시민 기금을 모아 민익두가 보존에 활용키로 하고, 시민단체 기금 모금을 제한하고 있는 기부금품 모집규제법 개정 및 공공신탁기금(내셔널 트러스트)법 제정을 위한 입법 청원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내셔털 트러스트는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문화유산을 시민기금으로 사들이는 운동으로, 여러 선진외국에서 이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도시연대 최정한(崔廷漢)사무총장은 『민익두가마저 박영효가나 태화관처럼 사라진다면 인사동에서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이라며 『내셔널 트러스트법 제정 및 시민기금 운동에 적극 호응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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