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의 G8정상회담이 20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의 시험발사 문제를 폐막성명에 포함시킨 것은 북한의 안보위협의 심각성을 세계 주요국이 주시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G8정상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례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및 개발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당초 이번 회담에서는 코소보 전후처리와 최빈국 부채탕감 등이 주요 의제였으나, 미국과 일본이 북한 미사일 문제를 긴급 안건으로 강력히 제기해 성명에 포함됐다.
물론 성명에는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나 개발중지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일본 등이 기대한 것보다 강도가 약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G8국가들이 미사일기술개발통제체제(MTCR)를 언급하면서 조사를 강조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개발에 이어 미사일 개발을 전세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직접적인 관계 당사자인 일본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는 G8 정상회담과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집요하게 이슈화했다. 그는 정상회담 이틀째인 19일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은 동남아시아의 안보는 물론 세계 핵확산 금지체제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서해안 교전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남북한 해군간의 전투는 유감스럽지만 한국이 단호한 자세를 취하는 동시에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을 보이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측을 지지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도 오부치 총리의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우려에 공감의 의사를 밝혔다고 G8관리들이 전했다.
앞서 오부치 총리와 클린턴 대통령은 18일 개최된 양자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한·미·일 3국의 공동대처가 매우 중요하다』고 결론짓고, 북한에 미사일 개발 중지를 요구했다. 또 오부치총리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와의 회담에서 『일본이 코소보 등 남동유럽의 재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서방국가들도 북한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북한 미사일문제에 대한 서방진영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번 G8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른 만큼 이 문제에 관한 북한의 입지는 더욱 좁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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