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요즘 출근때마다 기분이 상한다. 대문앞이나 자동차 앞 유리창에 온갖 광고전단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A씨가 감각있는 투자자라면 전단홍수를 보고 기분이 상하기에 앞서 「제지회사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도 잘나가겠군」하는 생각을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실적=주가상승」이라는 등식은 특히 반기결산이나 연말결산때 뚜렷이 드러난다. 12월말 결산 상장기업들의 반기실적은 결산시점으로부터 45일 이내, 즉 8월14일까지 증권거래소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유능한 펀드매니저들은 6월말부터 실적 추정치를 평가하기 위해 기업방문 횟수를 늘린다. 발표를 기다려서는 유능한 투자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저가컴퓨터가 잘 팔려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반전된 삼보컴퓨터의 경우, 주가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액면가부근에 머물렀다. 그러나 연말이 다가오면서 주가가 뛰기 시작, 한때 1만5,000원을 넘어섰다. 막상 3월16일 실적이 발표되자 2주일간은 주가가 오히려 2%떨어졌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57개기업의 주가는 실적발표 45일전에 이미 연말에 비해 18.07%상승,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마이너스 1.0%)을 크게 앞질렀다. 실적발표일까지 상승률은 20.47%(지수상승률 14.3%)로 탄력이 둔화했다.
발표후 1주일간은 상승률이 마이너스 0.39%로 지수상승률(2.1%)보다 오히려 못했으며 2주일이 지나서야 다시 지수상승률을 따라잡았다. 실적호전주는 결산일부근에서 사서 발표일 직전에 파는 것이 최고의 수익을 내는 방법인 것이다.
물론 개인들이 직접 실적을 평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때쯤이면 신문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실적호전 추정종목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좋다. 의문나는 점은 각 기업 주식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다. 주주라고 소개하면서 실적관련 문의를 하는데 홀대하는 기업이라면 투자할 가치도 없다.
또 「원화강세는 원자재를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음식료·제약업종에 도움이 될 것이고, 해외여행객이 다시 늘어나면 항공사들 수입이 짭짤해질테고, 소비심리가 살아난다면 의류·화장품업종이 가장 먼저 혜택을 보게 된다」는 식으로 흔히 접하는 뉴스에서 실적호전업종을 추론해보는 자세도 기본이다.
/김준형기자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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