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시장이 활황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불법 복제」의 고질적 관행때문에 명성에 걸맞는 수익을 올리지 못했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최근들어 급격한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4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 덕분이다. 업체들은 당초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특수」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지난 해 16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며 부도위기에 몰렸던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는 올해를 「제2의 도약기」로 보고 있다. 정부의 불법복제 단속 이후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기업들의 「아래아 한글」수요가 폭증하면서 5월 말까지 매출액이 이미 지난 해 총 매출액(140억여원)을 넘어선 150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컴은 이달 말 출시 예정인 「한글 97 기능강화판」의 판매수입으로 올해 매출목표인 283억원을 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목표인 순이익 50억원은 상반기 중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소장 안철수)는 「복제단속」에다 「CIH바이러스 파동」까지 겹쳐 연일 즐거운 비명이다. 지난 해 26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안연구소는 「V3」시리즈의 폭발적인 수요로 벌써 60억원의 매출고를 기록했다. 올초 총매출 목표를 40억원으로 설정했다가 60억원, 80억원으로 이미 2차레 상향 조정했지만 이런 추세라면 100억원도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역시 컴퓨터백신개발업체인 하우리(사장 권석철)도 매출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4월 중순까지는 거의 매출이 없다시피한 이 회사는 「CIH바이러스」가 등장한 4월말 이후 백신프로그램인 「바이로봇」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5월 한달 매출이 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6월 매출 예상은 3억원 가량. 이밖에 「훈민정음」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 「윈도 98」등으로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등도 200% 이상 매출이 늘어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개인 PC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영세 응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냉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인식전환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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