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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종교] 남북 합동 독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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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종교] 남북 합동 독경

입력
1999.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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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불교 합동법회가 북한의 한 사찰에서 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 열렸다.남한 불교계를 대표해 8~15일 북한을 방문하고 17일 돌아온 민족화합불교추진위원회(위원장 고산 조계종 총무원장·이하 불추위) 지선 상임추진위원장 등 4명은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합동법회가 12일 오후 4시 북한 묘향산 보현사 대웅전에서 열렸다고 밝혔다.

법회는 남한측 4명과 박태화 조선불교도연맹(이하 조불련) 위원장 등 북한 스님·신도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타종, 개회사, 삼귀의, 반야심경, 찬불가, 분향 등 전통 불교의식에 따라 치뤄졌다.

황병준 조불련 부위원장은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북과 남의 불교도들이 앞장서자』고 당부했으며, 지선 스님은 『불교의 진리인 생명의 실상을 깨달아 한반도에 가로놓인 이념의 장벽을 걷어내자』고 다짐했다. 이날 법회는 법당이 꽉 차 참석자들이 밖에 서거나 법당 옆 건물인 만세루에 앉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지선스님은 법회 분위기에 대해 『북한의 스님과 신도도 반야심경 독송, 찬불가 합창을 잘 해 평소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북한 불교계는 8월 15일 서울과 평양에서 평화통일 기원법회도 개최키로 합의했다. 올해는 8·15 공동발원문만 낭독하던 과거 수준에서 나아가 남북불교계 대표의 인사말도 교환, 낭독한다. 양측은 그러나 고산 조계종 총무원장의 방북 금강산 신계사 공동복원 북한 불교 문화재 남한 전시 등 현안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불추위 대표단은 황해도 신천 성불사, 묘향산 상원암, 평양 광법사 용화사, 김구 선생이 3년간 머물렀다는 평양 근교 법운암 등도 참배했다.

남북 불교 합동법회는 91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이래 올해까지 4차례 열렸다.

한편 지선 스님은 박태화 조불련 위원장에게 반야심경을 사경(寫經), 복장(伏藏)한 불상을 선물했으며, 박위원장은 지선 스님에게 평양 만수대창작사에서 만든 높이 60㎝의 목조여래좌상을 선사했다. 북한이 선물한 불상은 전남 장성 백양사에 봉안될 예정이다.

서사봉기자 ses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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