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패배불구 분쟁수역 부각 -서해교전을 통해 남·북한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각각 무엇일까. 국방부 분석을 토대로 「남북한 서해교전 손익계산서」를 정리해 본다.
◆南
우리로서는 대북안보태세의 확고함이 증명된 것이 가장 큰 성과. 그동안 「햇볕정책」으로 불리는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은 「안보 소홀」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 하지만 이번 교전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햇볕정책」의 기조에 화해와 협력만이 아니라 안보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입증했다.
휴전이후 최대 규모의 정규군 충돌인 서해 교전에서의 승리로 군장비, 전술, 작전능력 등 군사력의 우위를 입증한 것도 커다란 「전리품」. 북한은 선제공격을 가하고도 어뢰정 1척이 격침되고 5척이 대파된데다 최소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14분간의 교전에 쏟아부은 「전투비용」이 북한측은 침몰한 어뢰정값을 포함해 110억~180억원인 반면 우리측은 통상훈련비용인 1억원 안팎』이라고 분석했다. 또 실전상황에서 그동안 나약하게만 여겨졌던 「신세대 장병」들이 자신감있게 전투에 임했다는 평가까지 받아 우리 군은 어느때보다 사기가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7일부터 계속 영해침범을 해온 북한이 선제공격을 할 때까지 사실상 쳐다보고만 있었던 부실한 초기대응에 대해서는 비판이 없지않다. 더구나 「햇볕정책」이 다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야당이 「신북풍 의혹설」을 제기하는 등 정국이 「안보정쟁」에 휘말리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北
전투에서는 패배했지만 북한이 얻은 것도 만만치 않다. 우선 북한은 서해상의 연평도 인근 해역을 분쟁수역으로 부각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국제법상 영해는 12해리라는 논리를 내세워 우리 함정이 북측영해를 침범했다는 억지논리를 펴왔는데 교전이후 일부 외신이 연평도 인근 해역을 「분쟁수역(Disputed Waters)」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
미국도 제임스 폴리 국무부 부대변인이 문제의 해역을 공해라고 표현하는 등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전형적인 「군사국가」인 북한이 이번 교전을 통해 허약한 군사력의 실체를 드러낸 것은 국내외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방부 자체분석에 따르면 북한 군부는 패배에 따른 사기저하는 물론 수뇌부 인책론까지 대두되는 등 적지않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서해교전 남북한 손익계산서
득 실
남한 확고한 안보태세 안보정쟁 군사력 우위입증
북한 분쟁수역 부각 군사력열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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