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고소영과 정우성이 이색 인터뷰를 가졌다. 새 영화 「러브」에서 남녀 주인공을 맡은 두사람은 15일 미국 LA와 서울을 위성으로 연결하는 영상인터뷰를 가졌다. 제작발표회를 겸한 자리에서는 이장수 감독도 함께 했다.LA현지에서 100% 촬영하는 「러브」는 한 마라토너 이야기다. 한국 최고의 마라토너가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LA에 도착해 자신감 상실로 방황하다, 한 여인을 사랑하고, 그 여자의 도움으로 눈물겨운 승리를 일궈낸다는 순정만화같은 영화다. 마라톤영화의 수작으로 꼽히는 「불의 전차」가 연상되지만, 「러브」는 제목이 말해주듯 마라토너의 자신과의 싸움보다는 사랑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막지대에서 훈련장면을 찍고 나타난 마라토너 정우성은 『아쉬움 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싶다. 바로 마라톤 같은 사랑을』이라고 말했다. 고소영이 맡은 역은 사랑의 아픔을 가지고 사는 미국 입양아 출신의 제니. 정우성과는 「구미호」 「비트」에서 호흡을 맞춘 때문인지 편안해 보였다. 『정우성의 역할이 지금까지와 다르기 때문에 기대한다. 서로 연기에 대해 충고해 줄 수 있는 좋은 동료다. 가장 예쁜, 고정관념을 탈피한 사랑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를 위해 정우성은 자료화면을 보며 마라토너들의 동작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한다. 『끝도 없는 길을 바라보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앞도 뒤도 끝도 안보이는 중간 길에 선 남자. 이미 정해놓은 길이 있는 남자. 그러나 그가 그것을 포기했을 때 더 큰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사랑이 있다면』
고소영은 긴머리를 잘랐다. 화장없는 얼굴로 나온다. 『뒤돌아 보기싫어 앞만 보고 달리는 여자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감독은 「아스팔트의 사나이」 「곰탕」 「새끼」 등에서 스토리 보다는 영상미학에 중점을 두어 온 SBS 이장수 PD. 시나리오 역시 「모래시계」의 방송작가 송지나가 맡았다. 둘다 영화 데뷔작. 「모래시계」의 스타 김종학 PD가 영화제작에 실패한 것과 달리 송지나씨는 성공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장수 PD 역시 지금까지 일본 원작에 기댄 「체인지」를 제외하고 「용병 이반」 「꽃을 든 남자」 「지상만가」에서 보듯 『아무리 실력있는 PD와 방송작가라도 영화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는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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