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일본 요코하마(橫浜)에서는 작은 영화제가 열렸다. 제7회 요코하마 프랑스영화제. 일본에서 프랑스영화제를 하는 것도 별나지만, 겨우 4일동안(10~13일) 20편의 영화를, 그것도 한번씩 상영하는 동네잔치같은 행사.그러나 여기에는 프랑스 최신작들이 소개됐다. 주최는 유니프랑스
(Unifrance Film International).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니프랑스에는 제작자 배우 감독은 물론 프랑스정부 대표까지 참가하고 있다. 멤버만도 700여명. 이들은 프랑스영화의 해외시장 개척과 확대를 위해 전력한다. 요코하마 말고도 미국 북부 사라소타에서 비슷한 영화제를 10년째 열고 있다.
배우와 감독을 해외영화제에 부지런히 내보내 작품을 알리고 수출도 지원한다. 50여개 영화제에 참가하고, 외국언론들이 프랑스영화를 소개할 수 있도록 국내 초청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부터 부산국제영화제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그것도 모자라 유니프랑스는 지난해부터 요코하마에 한국수입사를 초청했다. 올해에도 프랑스 영화를 주로 수입하는 15개사가 초청을 받았다.
프랑스영화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자국영화 관객이 30% 이하로 떨어졌다. 할리우드에 밀려 갈수록 좁아지는 국내외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실제 한국의 경우 최근 1년간 30여편의 프랑스영화가 상영됐지만 관객은 겨우 80만명. 큰 작품 하나에도 못미치는 결과다. 때문에 유니프랑스는 우리 영화사들에게 가능한 수입가격도 낮춰주고 프랑스영화전용관을 만들면 지원하겠다고까지 밝혔다.
프랑스영화를 살리는 일이라면 대사관 직원도 발벗고 나선다.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협력총괄부 타트릭 르노 시청각 영상담당관은 요코하마에까지 달려왔다. 그는 한국영화인과 언론이 필요한 것이라면 두발 벗고 나서 돕는다. 스크린쿼터제의 열렬한 지지자인 그의 주선으로 만난 프랑스 두 감독 베르트랑 타베르니에(58)와 클라우드 밀러(57). 지난해말 스크린쿼터지지 성명도 보냈던 둘은 『영화는 상품이 아니다. 그 나라의 상상력이자 영혼』이라고 했다. 포기하면 미국의 상상력과 이미지만 남아 결국은 미국의 자동차 콜라 햄버거까지 사고싶게 만든다고 말했다. 영화가 단순히 문화가 아니라 경제까지 지킨다는 프랑스 영화인과 정부의 생각. 정부가 스크린쿼터 축소 움직임을 보이는 우리와는 분명 다르다. 문화수준의 차이일까. 국력의 차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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