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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지금] SBS 해피투게더 이병헌과 송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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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지금] SBS 해피투게더 이병헌과 송승헌

입력
1999.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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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는 1년 전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녀」에서 주연과 단역으로 만났다. 단역으로 출연한 후배 연기자는 선배의 연기를 바라보며 다짐했다. 그리고 1년. 16일 시작된 SBS 수·목 미니시리즈 「해피 투게더」에서 둘은 다시 만났다. 주연과 조연이 아닌 주연과 주연의 대등한 경쟁관계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이병헌(28)과 송승헌(22). 서울 종로구 사직동 주택가의 촬영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유월의 햇살만큼 눈부시다. 깎은 듯 잘 생겼다. 연륜에서 오는 차이일까? 질문에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이병헌과 수줍게 말하는 송승헌.이병헌

히트작이 없으면서도 인기가 높은 탤런트가 바로 이병헌. 정열을 쏟았던 SBS「백야 3.98」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 또한 조만간 공익요원으로 군복무를 해야 한다. 작심하고 달려든 이번 작품이 방송전부터 표절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그런 때문일까? 인터뷰 내내 그의 손은 종이를 찢고 있었다. 『별 볼일 없는 2군 포수역인데 야구 연습을 하다 앓아 눕기까지 했다』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이번 작품에 매우 열심이다.

이름 석자를 세상에 알린 93년 드라마 「내일은 사랑」에서 올초 「백야 3.98」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순수한 이미지를 양산해 내는 학생, 형사, 정보원 등 단선적인 주인공 역할을 주로 맡았다. 「바람의 아들」에서는 사기꾼으로 변신했지만 시청자들은 진정한 사기꾼으로 봐주지 않았다. 굳어진 선량한 이미지와 외모가 연기를 압도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95년 한 인터뷰에서 두 말을 했다. 그리고 이날 그 말을 되풀이 했다. 『완벽한 인생모범생 역만 해오면서 내심 걱정했다. 연기자로서 영역을 스스로 축소시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연기자의 생명을 단축하는 일이기에 자제한다』 앞의 말은 실현하지 못했고 뒤의 말은 지키고 있다. 이번 드라마에 열정을 쏟는 것도 앞의 말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번 서태풍 역이 돈키호테처럼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울다가 웃어야하는 장면들이 많아 자칫 과장으로 흐를 수 있다. 하지만 연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91년 KBS 신인탤런트 연수 시절 그는 대사를 국어책 읽듯 해 PD들에게 「문제아」로 찍혔다. 하지만 노력으로 오늘의 이병헌으로 거듭났다. 과연 「해피 투게더」가 또 한번 그런 계기를 마련해 줄지.

송승헌에게 인터뷰 자리를 넘기며 하는 한마디.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감만 잃지 않는다면 누구와 공연하든 상관없다. 송승헌을 추천한 사람도 바로 나다』

송승헌

인기가 수직 상승하는 송승헌. MBC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은 그를 일약 청춘스타로 부상시켰다. 그리고 98년의 「그대 그리고 나」 에선 삶이 버거워 반항하는 아들로, 「승부사」에선 터프한 형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운이 좋았다. 캐릭터 변신에도 비교적 성공적이어서 팬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영화 「카라」와 드라마 「해피 투게더」를 동시에 찍느라 바쁘다. 이 드라마에서 이병헌의 이복동생인 검사 역으로 캐스팅됐다. 헌법 1조가 뭔지 그리고 검사들을 만나봤는 지를 물어 보았다. 헌법 1조는 몰랐다. 그리고 검사들을 만날 기회도 없었다고 했다. 촬영장에서 언뜻 스쳐가는 검사들을 본 것이 전부라고 했다.

이병헌과 달리 제스처 없이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그를 키워준 MBC와의 불화설, 올챙이 적 모르고 건방지다는 항간의 소문 등에 대해 성의껏 대답한다. 『바빠서 「남자셋 여자셋」 종영파티에 못갔고 불화설은 없다. 다 제가 덕이 부족한 탓이다』

얼굴만 믿고 이미지가 만들어 준 성공의 지렛대에 안주한다는 일부 평가에 대해 불만이다. 그래서 올해 경기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연기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남들 대학 졸업할 나이에 이제 시작했다. 인기와 상관없이 연기 체질을 기르기 위한 것이 진학의 이유다』

선배 이병헌과 연기하는 것만으로 좋다고 했다. 선이 굵은 이병헌의 연기가 마음에 들고 자신이 힘들 때 등 두드려주는 자상함이 좋다고 했다. 『아직 이병헌 선배를 넘어서지 못한다. 그러나 「아름다운 그녀」 때도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배우려고 한다』

인터뷰 전 촬영장에서 김하늘과 연기하는 것을 보니 「남자셋 여자셋」에서 의 뻣뻣함은 많이 사라졌다. 연기의 맛을 알아가는 연기자로서 발돋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인터뷰가 끝나자 두 손을 모으고 정중히 인사를 한다.

/배국남 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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