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우 전대통령 월간조선 인터뷰 -노태우(盧泰愚) 전대통령은 6공시절 주력업종 제도와 여신규제 등 구조개혁 과정에서 재벌들이 일부 학자와 언론을 동원하며 저항해 개혁작업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최근 밝혔다.
노전대통령은 이달 중순 월간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6공 경제비사(秘史)를 얘기하는 도중, 『주력업종 선정 및 여신규제 등의 경제정책에 대한 재벌들의 저항이 임기 말까지 계속됐다』며 『후임 김영삼(金泳三) 정부가 재벌들의 고삐를 놓아주어 과잉중복투자가 유발되는 바람에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가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노전대통령은 또 『재벌기업이 방대해져 어디서 이익이 나고 어디서 손해가 나는지 조차 파악할 수 없는 관료조직, 또는 공산주의 경제의 콤비나트와 비슷한 형태가 돼 버렸다』며 『재벌이 경제정책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올바른 길이라 판단해도 함부로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조중훈(趙重勳)한진그룹회장이 제주도의 400만평 목장이 비업무용으로 판정돼 매각대상에 오르자 이를 피하려고 김종인(金鍾仁) 경제수석을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며 『삼성그룹은 노조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현대그룹은 재벌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임금을 인상해 놓고 정부에 임금인상의 책임을 돌렸다』고 재벌기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노전대통령은 금융실명제 실시 유보결정에 대해 『실명제 실시로 얻을 수 있는 세수증대 효과보다는 경제전반에 끼치는 부작용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다』며 『경제충격으로 재벌등 돈 많은 사람들은 괜찮지만 서민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게 되는 부정의(不正義)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았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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