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작업에 맞서 경찰과 인부에게 사제총을 발사, 물의를 빚은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 곡반정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 철거민들이 모두 검거됐다.수원남부경찰서는 18일 새벽 2시께 곡반정동 철거민대책위원회 농성장에 소방차와 헬기, 경찰 2개중대를 동원, 진압작전을 펴 철거민대책위원장 강현기(姜玄基·41)씨 등 회원 13명을 연행하고 화포, 사제권총, LP가스화염방사기 등 2,200여점의 시위용품을 압수했다.
이날 강씨 등이 농성을 벌인 망루에서 경찰이 압수한 물품에는 심지에 불을 붙여 발사하는 화포 103개와 전기발사식 화포 13개, 사제권총 3개, LP가스 화염방사기 3개, 화염병 294개, 염산병 39개 등이 사제총기류가 대거 포함돼있어 관계자들을 놀라게했다.
화포는 50㎝길이의 총신이 1∼4개가 있으며 1∼2㎝의 철근토막 수십개를 넣어 발사하면 200m까지 날라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화포중 1개는 길이 2m, 높이 1.5m규모로 경운기 바퀴를 달아 이동식으로 제작됐는데 길이 40㎝가량의 전기발사식 포문 9개가 장착돼 있었다.
철거민들은 지난달 12일 이 화포들을 이용, 철근총알을 발사해 망루에서 100m 떨어진 곳에 있던 정모(34)씨 등 작업인부 3명이 다쳤으며, 13일에도 50m 떨어진 곳에서 검문중이던 의경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철근총알은 시위진압용방패와 작업안전모도 관통할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사제권총은 길이 30㎝의 손잡이와 40㎝가량의 총신으로 구성된 T자모양 자동소총처럼 생겼으며 망루의 각층마다 뚫어놓은 수십개의 구멍에 장착해 사용하게 돼있다.
또 농약살포기에 휘발유를 가득넣은 화염방사기는 불꽃이 3∼5m나 발사되며 소주병에 순수염산을 집어넣어 만든 염산병은 인체에 닿을 경우 치명적 화상을 입히도록 제작됐다.
철거민들은 지난해 4월 이곳에 12m높이의 망루를 설치한 뒤 가이주단지 조성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왔다.
경찰은 사제총기류 제작, 사용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위원장 강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10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수원=이범구기자 lbk121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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