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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군, 신북풍의 희생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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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군, 신북풍의 희생양인가

입력
1999.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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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간 일촉즉발의 위기가 채 종결되기도 전에 서해 남북교전이 정쟁으로 비화하자 사기가 충천했던 군당국의 분위기가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특히 「부부싸움」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차영구(車榮九)대변인이 전격 경질되자 군당국은 『신북풍설에 휘말린 정부·여당이 자신들을 보호하기 급급해 도마뱀 꼬리 자르듯 했다』며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확전될까 조심스럽게 대응하면 미온 대응이고, 강력히 응전하면 북풍이냐』는 불만도 없지않다.

군은 『서해 교전은 북한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고, 선제공격을 감행해와 우리측이 대응한게 유일한 사실이자 본질인데 갑자기 북풍설이 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부도 싸움후 사이가 좋아지듯 남북도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는게 모두 이기는 길』이라는 차대변인의 발언도 특이한 군사동향이 없는 북한을 필요이상 자극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비유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또 이 발언이 야당에 「정부·여당과 군대가 짜고 고스톱을 쳤다」는 신북풍설의 정황증거를 제공했다고 해도 그동안 야당 주장을 일축해온 정부·여당이 국방부대변인을 바꿔치우는 「손쉬운 처방」을 선택해 스스로 신북풍설에 휘말려든 모양새가 된 건 아닌지 의아해 하고 있다.

『국지전이나 전면전이 발생해 국가존망이 걸린 정규군 전투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나라는 아마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는 한 관계자의 말은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면서도 군을 여전히 정치집단으로 끌어들이는 정치권 전체에 던지는 비아냥이다.

/정덕상기자 jfur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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