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1시 미 워싱턴 국무부의 정례 브리핑. 제임스 폴리 부대변인은 하루만에 자신의 발언을 바꾸고 있었다. 남북한간 교전이 있었던 서해지역에 대해 전날 「공해」(International Waters)라고 규정했던 것을 「사견」이라는 꼬리를 달아 뒤로 빠진 것이다.폴리 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그 지역은 공해가 아닌가』라고 물은데 대해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했으나 이는 미국정부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니라고 정정했다.
그러면서 폴리 부대변인은 이 해역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 입장에 대해 『남북한간의 영토주권에 관한 다툼이 있는 지역』이라고 정의했다. 「공해」라는 표현을 회수하고 있었지만 이 설명대로 하더라도 당초의 의중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 셈이다.
폴리 부대변인의 발언이 전해지자 한국 정부는 그 진의를 파악하느라 부산을 떨었고 미 국무부에 직접 이를 문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의 해명은 다분히 한국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의 브리핑 도중 「공해」라는 표현이 등장해 파문이 이는 듯하자 『그가 평소 국무부를 충분히 대변할 만큼 잘 알지 못한다』 『실수도 가끔 하는 경우가 있다』는 등의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사실이라면 이번 발언은 개인의 실수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공식설명이 「실수」한 발언의 내용과 하등 다르지 않다면 그의 해명은 어떻게 봐야 할까. 교전해역이 영해라는 한국의 입장이 분명하다면 이 해명은 오히려 파문을 더 확산시키게 돼 있다. 실수도 아니고, 해명도 아닌 폴리 부대변인의 브리핑을 보면서 미국의 속내가 한번 더 들춰 졌다는 느낌이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 jm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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