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대북 경협전선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북한의 대남선전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16일 저녁 서해상교전을 이유로 남한인사의 평양방문과 접촉을 잠정적으로 제한한다는 성명을 발표, 대북 비즈니스 및 인적교류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삼성등 주요기업들은 조평통의 성명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물꼬가 트이고 있는 남북경협이 위축되거나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잠정적인 접촉중단이란 단서를 썼다는 점에서 경협이 완전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측이 방북중인 삼성대표단의 체류를 계속 허용하고, 현대 금강산관광선의 입항에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는 것도 「돈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남한기업과의 제한적 교류는 지속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지적이다.
현대의 경우 조평통이 대북경협 파트너가 아니어서 별 문제가 없고, 모든 대북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사장은 이와관련, 이날 조선아태평화위원회측과 금강산관광 등 경협현안을 토의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출국했다.
김고중(金高中) 현대아산 부사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경협팀은 이에앞서 16일부터 베이징에서 조선아태평화외측과 금강산관광사업에 대한 종합점검과 금강산시설물의 독점이용기간 보장각서, 현대남녀농구단의 평양파견, 평양체육관 건립방안등을 협의하고 있다.
현대는 이번 회담에서 7월께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제2차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재방북문제도 매듭짓는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북한이 매달 800만달러씩 챙기는 금강산관광사업과는 달리 상징성이 강한 정명예회장의 방북 및 현대농구단의 평양방문초청을 지연시킬 가능성도 높다.
삼성은 북측이 윤종룡(尹鍾龍)삼성전자 사장을 단장으로 한 16명의 방북단에 대해 당초 일정대로 22일까지 체류를 허용한 것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삼성방북단은 16일 평양시내 전자공단을 둘러본후 저녁에 공연을 관람한데 이어 17일 가전공단 후보지인 남포공단을 둘러봤다. 윤사장은 이날 베이징지사에 『방북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해왔다고 삼성측은 밝혔다.
경공업제품을 생산하는 남포합영공장(회사명 민족산업총회사)을 운영중인 대우는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현재 서울에 일시체류중인 박춘(朴瑃)민족산업총회사 부사장과 기술진의 재방북시기를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LG도 신중한 행보로 선회하고 있다. LG상사 박운서(朴雲緖)부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수산물 및 컬러TV임가공사업외에 컬러TV 및 자전거합영공장 설립, 자원개발사업등은 당분간 유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강산에서 샘물사업을 추진중인 ㈜태창은 7월초 공장준공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차질을 빚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태창은 이에따라 북의 입국불허시 베이징지사의 조선족사원을 파견하여 준공식을 갖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의춘기자 eclee@ 이평수기자 p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