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이 사실상 한국 해군의 승리로 마무리되고 있지만 국방부 차영구(車榮九)대변인은 오히려 한마디 실언으로 대변인에서 갑자기 물러나는 불운을 겪게됐다.문제의 발언은 차대변인이 17일 오전 국방부 정례기자회견에서 밝힌 「서해교전 부부싸움론」. 차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이번 교전이 「5장으로 된책」이라면 오늘 오전상황은 5장의 서문을 쓰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며 『전투는 시작과 과정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도 중요하다』며 사실상 전투가 종료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교전을 부부싸움에 비유, 『부부싸움도 끝나면 부부가 서로 친밀해지듯 한번 교전을 치른 한반도에 더욱 평화와 화해의 분위기가 깃들수 있도록 양측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대변인은 「부부싸움론」을 피력하기에 앞서 『새벽에 자다가 일어나 오늘 아침 기자회견에서 할 말을 생각하다 이같은 발상을 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연합뉴스는 차대변인의 발언을 인용, 오전11시44분발로 「서해 교전 사실상 종료-국방부 발표」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자 국방부와 국회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으며 국방부 관계자들은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향후 남북한 긴장완화가 중요하다는 대변인의 발언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전쟁 종료」라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판단을 국방부 대변인이 밝힐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는데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는 발언의 파문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국방부는 이날 저녁 차대변인을 전격 경질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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