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되는 KBS 2TV 시사고발 프로그램 「추적 60분」은 최근 5개월여동안 SBS 수·목드라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춘의 덫」에 이어 지난 주 막을 내린 「토마토」까지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가 5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올리며 고정 시청자까지 빼앗았기 때문이다.10일 「토마토」마지막회의 시청률은 52%, 점유율(TV시청 가구수에서 「토마토」를 시청한 가구의 비율)은 무려 74%. 이 시간대 TV를 켠 10가구중에서 7가구 이상이 「토마토」를 봤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추적 60분」은 5.9%(8%)에 불과했다. 16일 시작된 「해피 투게더」까지 시청률을 싹쓸이할 경우 차라리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일 오후 9시 50분)과 맞붙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편성이 시청률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시청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재미. 하지만 「추적 60분」의 경우처럼 타방송사 프로그램 편성 현황이나, 요일과 시간대에 따른 시청행태, 3, 4분짜리 토막 프로그램의 편성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편성전략 없이는 질좋은 프로그램마저 사장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시간대를 과감히 옮겨 대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SBS 「문성근의 다큐세상, 그것이 알고 싶다」. 일요일 저녁 7시에 방송되던 프로그램을 2월부터 토요일 밤 10시 50분으로 옮긴 뒤 시청률이 2배 이상 가파르게 뛰어올랐다. 자동차 급발진 미스터리를 다룬 12일 방송분의 경우 시청률은 심야시간대 프로그램으로는 성공한 시청률인 14.2%. SBS 관계자는 『「일요일 저녁 7시대는 주말저녁 버라이어티쇼 방송시간대」라는 시청자 고정관념과 시청행태를 깨기가 어려웠다』며 『편성시간대를 변경한 후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토막 프로그램이 방송직전에 편성된 경우도 시청률면에서 큰 손해를 본다는 것이 대다수 PD들의 지적. KBS 1TV 「시청자 칼럼 우리 사는 세상」(월~금 오후 6시 55분)과 「이 한 권의 책」(월~금 밤 10시), MBC 「경제를 푼다」(월~목 밤 10시50분)가 대표적인 사례. 알찬 정보에도 불구, 보다 자극적인 타방송사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리는 바람에 다음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9일 「스포츠뉴스」와 「세계는 지금」사이에 편성된 「이 한 권의 책」의 경우. 「스포츠뉴스」가 26.5%라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음에도 불구, 「이 한 권의 책」은 11.8%로 절반 이상 떨어졌고 이어 방송된 「세계는 지금」(6.4%), 「환경스페셜」(5.3%)에도 줄줄이 피해를 줬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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