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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우리아빠!] 교전부상 문봉진상사 가족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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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우리아빠!] 교전부상 문봉진상사 가족만나

입력
1999.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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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살배기 아들 승찬이가 용감한 아빠를 자랑스러워 해요』서해에서 북한 함정과 교전중 부상당한 해군 제2함대 문봉진(37)상사의 외아들 승찬(4)군은 병상에 기댄 아빠를 보자마자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아빠 많이 아파』하며 품에 안겼다.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등촌동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작전이후 처음으로 부인과 아들을 만난 문상사는 수개월만에 가족 얼굴을 마주 대하는 반가움에 교전당시의 악몽과 다친 팔의 아픔도 잠시 잊은 채 활짝 웃었다.

가족 곁을 떠나 늘 바다에 나가 있는 아빠의 얼굴이 생소한듯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승찬군도 시간이 지나자 붕대를 감은 아빠의 왼팔을 만지기도 하고 볼을 비비기도 하며 떨어질 줄 몰랐다.

아침 일찍 도시락을 챙겨 병상의 남편을 위문하러 온 부인 홍옥란(37)씨는 『양쪽 경비정이 대치할 때마다 조마조마했다』며 『교전 중에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상처가 크지 않아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작전당시 우리 고속정 참수리대형의 373호 「삼호정」에 타고있던 문상사는 갑판에서 대원들의 배치를 지휘하다 북한 어뢰정이 충돌해오는 바람에 왼쪽 팔에 타박상을 입었다. 담당 의료진은 『수술을 할 정도는 아니며 뼈와 근육 등 조직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조그만 단칸방에 살고있는 문상사는 해군에 몸을 던진지 16년이 된 해상 작전의 「베테랑」. 정장의 지시에 따라 대원들을 적절한 전투장소에 배치하는 역할을 하는 갑판장 임무가 문상사 몫이다. 덩치가 크고 듬직한 문상사는 대원들 사이에서 「큰 형님」으로 통한다.

이번 교전중에 고속정 좌측이 침수하기 시작하자 문상사는 다친 팔에도 아랑곳 없이 대원들을 대피시키고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취했다. 문상사는 『조금 통증이 있지만 괜찮다』며 『모두가 명령에 잘 따라준 제2함대 장병들의 공로』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자식을 군에 보낸 해군 장병의 가족들이 모두 놀랐을 것』이라며 오히려 걱정했다. 문상사와 홍씨는 더 많이 다친 장병과 가족들의 손을 꼭 잡고 위로하며 쾌유를 비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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