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생활] '잠자는' 휴면계좌 깨워주세요

「금융기관에 잠자고 있는 휴면계좌 찾아가세요」은행이나 보험사와 거래하다 보면 통장에 남겨 놓고 잊어버린 예금잔액이나 찾지 않은 휴면보험금이 있기 마련이다. 또 국민주 청약을 한 후 주식을 받아가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같은 휴면예금·보험금·주식은 대개 액수 자체가 크지 않아 잊고 넘겨버리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반찬값이나 아이들 용돈 정도는 마련할 수 있다. 또 예상외로 액수가 큰 경우도 있으므로 금융기관에 휴면계좌가 없는지 한번쯤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과 은행, 보험사등 금융기관을 통하면 쉽게 휴면계좌 보유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화나 팩스, 우편 등으로 찾는 방법도 있다.

■은행 휴면계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해 7월 현재 휴면계좌수는 2,457만개, 금액은 1,025억원에 달한다. 4인가구당 2개이상, 1만원 가량의 휴면계좌와 예금이 있는 셈이다.

휴면계좌란 잔액은 있으나 일정기간 거래가 없어 전산관리상 은행 잡수익으로 처리된 계좌다. 보통·저축·자유예금 중에서 △예금잔액이 1만원 미만으로 1년이상 입출금 거래가 없는 계좌 △잔액이 1만원 이상 5만원 미만으로 2년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으로 3년간 거래가 없는 계좌가 휴면계좌로 취급되는데 은행에 따라 기준은 조금씩 다르다.

휴면계좌도 예금주가 요청하면 언제든 잔액을 찾을 수 있다. 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전산화 이전의 오래된 계좌가 아닌 한 통장과 신분증을 지참해 가까운 은행지점을 찾아가 청구하면 된다. 통장을 분실했더라도 신분증을 갖고 가까운 은행지점 창구에서 확인신청을 하면 계좌와 잔액을 확인받아 돈을 찾을 수 있다. 실명확인이 안된 계좌는 확인처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망한 부모의 휴면계좌도 통장보유 여부를 확인해 찾을 수 있다. 금감위나 은행연합회등에 사망확인서 및 상속서류와 함께 거래계좌 존재여부 조회신청을 하면 된다.

■휴면보험금

보험가입자가 계약실효나 만기 후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은 올 4월 현재 889억원에 달한다. 휴면보험금이란 △보험가입자가 보험료를 2개월이상 납부하지 않아 계약이 실효된 후 2년이 지날 때까지 찾아가지 않은 실효환급금과 △계약만기 후 2년 뒤까지 찾지 않은 만기환급금과 배당금을 말한다.

휴면보험금도 기본적으로 보험사의 잡수익으로 처리되지만 계약자가 청구하면 언제든 지급받을 수 있다. 휴면보험금 존재여부를 알려면 본인이 직접 전화나 서면, 팩스를 통해 해당 보험사 상담실이나 고객서비스부에 보험증권번호와 주민번호, 이름을 대고 확인하면 된다. 증권번호를 몰라도 확인이 가능하다.

휴면보험금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보험회사를 직접 방문할 필요없이 전화등을 통해 본인 은행계좌를 알려주면 3일 이내에 송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금이 100만원 이상이면 주민증 및 송금받을 통장사본을 가지고 보험회사 창구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이나 팩스로 서면신청해야 한다. 생명보험협회는 휴면보험금도 실효나 만기일로부터 2년내까지는 예정이율에 1%를 더한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면국민주

88년4월~89년5월에 실시된 한국전력과 포항제철의 국민주 청약에서 주주가 청약 후 찾아가지 않아 은행에 잠자고 있는 주식과 배당금이 휴면국민주다. 24개 은행이 보관 중인 휴면국민주는 4월2일 현재 140만주, 512억원이며 배당금도 220억원에 이른다. 금감위는 주주 1인당 휴면금액이 배당금을 제외하고도 최소 21만원, 최대 127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휴면국민주를 찾으려면 일단 청약을 했던 은행에 의뢰해야 한다. 국민주청약예금계좌가 있는 주주는 주민증과 청약통장을 갖고 해당은행 지점을 찾아가 지급신청을 하면 주권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중도해약으로 청약예금계좌가 없어진 사람도 신분증을 갖고 은행지점을 찾아가면 주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통장 미보유자가 배당금을 찾으려면 한국전력과 포항제철등 해당기업을 직접 찾아가야 한다. 한국전력 주주의 경우 주민증과 도장을 지참, 전국의 한전 영업소를 직접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포항제철의 경우 주민증과 도장을 갖고 본사를 방문하거나 전화나 팩스로 「주주배당금 수령안내장」을 신청해 발송받은 후 안내장과 주민증 및 송금통장사본을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