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해안에서 남북한간 교전(交戰)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한때 32포인트까지 급락, 조정장세에 최대 돌발변수로 작용했다.이날 오전 10시10분께 교전소식이 발표되면서 주가는 10분만에 20포인트나 하락, 순식간에 800선이 무너졌다. 잠시 800을 회복했던 주가는 북한잠수정 침몰 소식에 다시 790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오후장 들어 교전사태가 진정되면서 증시는 다시 안정세로 돌아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8.19포인트(2.21%) 떨어진 803.72로 마감됐다.
이날 교전소식에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각각 480억원과 1,420억원을 순매도, 비교적 민감한 반응을 보였지만 기관이 1,692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폭락사태를 막았다.
이날 사태로 주가는 하루에만 34포인트 가까운 등락을 보였지만 메가톤급 태풍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단 교전사태가 증시외적 돌발변수여서 증시흐름에 영향을 주기는 힘든데다 교전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전망 때문이다.
지금까지 북한관련 돌발변수가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증권거래소가 이날 발표한 「90년이후 북한의 주요 도발사건과 주가동향 조사」에 따르면 19차례에 걸친 북한의 도발행위 직후 이틀동안 주가는 오히려 0.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90년 들어 최대 도발사건이었던 96년 9월 북한 무장공비 강릉침투사건 당시에도 주가는 이틀간 1.1% 하락에 그쳤고 지난해 북한잠수정 침투사건때는 3.98% 떨어졌다.
삼성증권 맹영재(孟英在) 투자전략팀 과장은 『주가가 한차례 급락한 뒤 장중 회복한 상태에서 마감됐으므로 추가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충격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대신증권도 남북교전 사태가 주가조정기에 하락시기는 앞당길 수 있지만 하락폭을 넓히지는 못할 것이라며 「찻잔속 태풍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교전사태 악화나 외국인의 증시이탈로 주가가 한차례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제기되고 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 이사는 『국내 사태에 대한 외국인의 반응이 보통 하루정도 늦게 나타나는 점을 감안할 때 16일 외국인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박영철(朴永喆) 투자전략팀장은 『교전 충격파는 이날 주가하락으로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장세가 하락국면인데다 외국인들도 추가매수를 꺼리는 상태여서 장세회복은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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