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고열로 인해 15일 폴란드 남부 크라코프에서 100만 카톨릭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미사를 돌연 취소했다.로마 교황청은 무리한 일정 때문에 피로가 누적된 때문이라며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나 교황은 열이 38도까지 올라가 건강 문제와 관련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요아퀸 나바로 교황 대변인은 올해 79세인 교황이 의사들로부터 하루종일 휴식을 취할 것을 권유 받았다고 전했다. 갑자기 내려간 기온 때문에 고열이 왔으며 단순한 감기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 보좌관인 타데우즈 피에로네크 주교는 『우리는 항상 교황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신의 가호를 믿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2주간의 일정으로 5일부터 고국인 폴란드를 방문해 순회 미사를 집전하고 있는데 교황이 단일국가 방문에 이처럼 긴 일정을 잡은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는 교황은 최근들어 부쩍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고 보좌진의 부축을 받는 경우가 잦았다. 특히 지금까지 왼쪽 손만 떨리던 것과는 달리 14일에는 양손 모두 심하게 떨리는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12일에는 바르샤바의 교황청 대사 숙소 욕실에서 넘어져 머리를 세바늘 꿰메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교황의 건강문제는 오래전부터 관심사였다. 81년 터키 광신도의 피격으로 대수술을 받은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다. 92년에는 대장에 악성종양이 생겨 수술을 받았고 낙상사고로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한동안 입원치료를 받았다. 특히 94년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엉덩이 뼈가 다치는 사고를 당한 이후 보행에 큰 불편을 겪어왔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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