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 생태계의 지표가 되는 중요한 조류. 2년여의 도요새 추적에는 경제적 어려움과 제작 장비의 열악함, 그리고 육체적 고통이 이어졌다. 그러나 생태계 파괴에 대한 경고와 자연의 신비를 파헤치려는 노력은 이같은 장애를 극복하게 한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제작진의 2년여의 집념과 노력은 16일 오후 10시15분 KBS1TV 환경스페셜 「도요새, 1만㎞의 여로」에서 대미를 장식한다.임완호 PD 등 제작진은 97년 3월 철새들의 이동경로가 환경 및 생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착안, 한국 최초로 도요새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갔다.
우선 한국 환경연구원의 조류이동경로팀의 자문을 받았다. 도요새는 먹이가 많고 따뜻한 곳을 찾아가는 새. 호주에서 일본, 한국을 거쳐 시베리아까지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 나섰다. 제작진의 취재 거리만도 4만㎞에 달했다.
취재도중 제작진이 발견한 사실은 도요새가 경유하는 지역은 갯벌이 살아 있는 곳이라는 점. 국토확장이라는 명분하에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간척사업으로 사라지고 있는 갯벌이 새들의 먹이 창고 구실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제작진은 한국 환경연구원이 만경강 하구에서 붙잡아 가락지를 부착한 뒷부리도요새를 98년 8월 호주 서부 해안에서 찾아냈다. 또 강화도에서 일본조류연구팀이 위성장치를 부착한 알락꼬리마 도요새가 머물고 있는 것을 카메라로 포착하는 성과도 올렸다. 그리고 일본의 갯벌이 사라지면서 점차 도요새가 일본을 경유하지 않고 한국으로 곧바로 이동한다는 사실과 캐나다의 동부해안 등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로 알려진 우리의 서해안 갯벌이 도요새의 주요한 이동 경로지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특히 새만금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경강, 동진강 하구에서 국제적으로 희귀조이자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조류인 넓적부리도요와 국제자연보전연맹이 보존조류로 정한 쇠청다리도요사촌을 발견, 이 지역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임을 증명했다.
이 프로그램 제작에는 호주 도요새연구회, 한국 환경연구원, 일본 야조회, 러시아 킹간스키 자연보호구연구팀 등 4개팀이 참여해 각종 정보와 자료를 제공했다.
2년여의 제작을 담당해 온 임완호 PD는 『경비와 장비 부족으로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도요새의 이동경로를 통해 갯벌이 생태계 보존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장소임을 실체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알리게 돼 다행이다』고 소감을 밝혔다./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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