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15일 서해안 연평도에서 남북교전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대북경협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대북경협을 주도하는 현대 삼성 대우 등 주요그룹들은 이번 교전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현재 진행중인 대북경협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 방북단은 15일 낮 12시30분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갔다. 윤종룡(尹鍾龍)삼성전자 사장을 단장으로 한 삼성대표단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측과 해주와 남포등지의 가전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문제를 협의한후 22일 귀국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날 오전 대표단의 방북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통일부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방북승인을 받은 후 대표단에게 북한행 비행기를 탈 것을 지시했다.
현대도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세계인의 관심속에 소떼를 몰고 육로를 거쳐 방북한지 꼭 1주년이 되는 날을 하루앞둔 이날 교전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대북경협팀은 16일부터 18일까지 베이징에서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측과 금강산관광확대방안을 모색하는 종합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대우는 이번 사태가 남포경공업공장의 운영에 당장은 별다른 차질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악화할 경우에 대비, 서울에 체류중인 민족산업총회사 박춘(朴瑃)부사장과 기술진 5명의 재방북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재계가 이처럼 대북경협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경분리원칙과 햇볕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과거 남북한간 긴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때에도 임가공사업및 합영사업, 간접교역등이 다소 차질을 빚었지만 지속됐다는 점을 들어 이번 사태가 대북경협의 전면중단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는 96년 북 잠수함의 동해안 침투사건와중에서 기술진의 방북이 5개월간 연기되는 상황속에서도 남포공장을 운영했다. 현대도 98년 11월 20일 강화도에 북한괴선박이 출현, 남북긴장수위가 높아졌던 상황에서 금강산관광선을 운항시켰다.
정부와 재계는 그러나 이번 사태가 수출과 외자유치목표달성에 돌발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 위기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비상업무에 돌입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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