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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스카우트 새바람] 공직자 기업진출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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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스카우트 새바람] 공직자 기업진출 어려워졌다

입력
1999.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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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경제부처에서 과장보직을 눈앞에 두고 있는 행정고시 출신 서기관 A씨. 민간부문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을 주시해 오던 그는 최근 모재벌금융계열사에 「자리」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는 다른 계열사 임원으로 있는 선배를 통해 재차 『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역시 뜻을 이루지 못했다.당장 활용할 수 있는 이렇다 할 전문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아 채용할 수 없다는 것이 기업의 답변이었다. A씨는『과거에는 기업들이 오히려 고위직 스카우트에 적극적이었는 데 이해하기 어렵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간판 보다는 탁월한 전문가 기업들의 스카우트행태가 간판이 그럴듯한 로비스트위주에서 실속파로 급변하고 있다. 대(對) 정부 로비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들고 개개인의 경쟁력이 기업의 사활을 결정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의 「헤드 헌팅」도 능력있는 전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스카우트 사례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금호그룹이 15일 권오용(權五勇) 전 전경련 홍보본부장을 홍보담당상무로 영입하자, 전경련 관계자들은 『그럴만 한 이유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상무는 재계의 홍보와 정보분야에서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고 그의 능력이 이 분야에서 다소 취약한 금호그룹에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한화증권 대표이사로 영입된 진영욱(陳永郁)씨도 같은 케이스. 그는 외환위기 당시 재경원에서 국제금융담당관을 맡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금융분야의 남다른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김승연(金昇淵) 한화회장의 경기고 동기생이기도 하지만 한화 관계자는 학연보다 전문가적 식견을 발탁 배경으로 꼽고 있다.

공직의 민간 진출 쉽지 않을 듯 지난 달 LG전자 수석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종호(朴鍾昊) 전 재경부 세제실 서기관과 ㈜대우의 이사급부장으로 이동할 예정인 재경부 은행제도과 이상묵(李尙默)사무관도 기업의 실무적인 필요에 따라 스카우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외에도 민간기업 진출에 뜻을 두고 있는 공직자들은 적지 않다. 그러나 기업들의 스카우트가 전문가 위주로 차별화하면서 민간진출이 좌절되는 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관료 출신으로 재벌기업 고위직에 있는 한 인사는 『민간기업에서 일하겠다고 찾아오는 (공무원)후배들이 많지만 이를 선별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인간적인 입장에서는 안타깝지만 민간의 효율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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