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상장 증권사가 지난달 9일 약속이라도 한듯 같은 시간에 주총을 실시했다. S증권사의 주주인 나는 초청장이 전달되지 않아 개인적으로 주총장을 수소문해 알아낸 뒤 현장으로 갔다. 그러나 정문에서 건장한 청년들이 주총장 참석을 막았다.애원도 하고 야단도 쳐봤지만 그러는 사이 주총은 순식간에 끝나 버렸다. 증권감독기관을 찾아 항의했으나 『수사권이 없다』며 얼버무렸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동시주총에 대해 한번도 조사하지 않은 증권감독기관이 무력한 한 개인의 항의에 관심을 기울일 리 없었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주총 전날부터 예행연습하듯 발언자와 동의자는 물론 박수부대까지 정해 원안대로 안건을 처리하려고 작전을 짠다. 증권사 직원만 모아놓고 비민주적으로 주총을 실시하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런 광경을 보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이런 식이라면 경제발전은 기대할 수 없으며 또다시 IMF체제를 맞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이주용·관악산을지키는시민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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