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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서해] 연평도 어민들 '禁漁 풀렸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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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서해] 연평도 어민들 '禁漁 풀렸다' 환호

입력
1999.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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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이 확 트이는 기분입니다』14일 오전 갑작스럽게 소집된 연평도 어민회의에 참석한 50여명의 주민은 「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하는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다가 『오전7시를 기해 황금어장인 연평도 서북방 18마일상에서의 조업재개가 허가됐다』는 신승원(申承元·62)어민회장의 말에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면사무소의 스피커에선 꽃게잡이의 출어를 알리는 풍어가가 울려퍼졌다.

통보가 워낙 전격적이어서 54척의 어선들 대부분이 이날 출어를 못했지만 『또 다시 만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도 어민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신회장은 『배수리와 어구손질이 끝나면 15일부터는 정상조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뒤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와 군의 결정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진구(李鎭龜·40)씨는 『어제까지 북한측 어선들이 꽃게를 쓸어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하지만 오늘부터는 배를 띄울수 있다는 설렘에 다시 잠을 못이룰 듯 싶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김기환(金基換·29)씨도 『이번 꽃게철에 돈을 벌지 못하면 올해도 장가가긴 틀렸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희망이 보인다』고 즐거워 했다.

하지만 어민들의 마음이 마냥 기쁜 것만도 아니다. 7일 이후 8일동안 꽃게를 건지지 못해 입은 피해액은 벌써 20여억원. 어선 한척당 평균 500만~1,00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 그나마 꽃게잡이 조업은 어족보호를 위해 6월까지로 한정돼 있어 더욱 애가 탄다.

7일 이전에 이미 풀어놓은 그물도 걱정이다. 해저에 부착된 고정식인 꽃게잡이 그물은 길이가 250여㎙에 달하며 썰물과 밀물의 물흐름에 맞춰 어류가 걸리게 되있다. 박태원(朴泰元·40)씨는 『2~3일만 조업을 못해도 잡힌 어류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물이 터져버린다』며 『설령 그물이 버텨준다하더라도 이미 잡힌 꽃게 대부분이 폐사해 부패해 버렸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게다가 북한어뢰정이 14일에도 북방한계선(NLL)근처에 출몰하고 북한 경비정 3척이 어선15척과 함께 NLL을 넘자 어민들은 『내일 또다시 조업이 통제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해 하는 표정이었다.

신회장은 이날 오후 어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대한 공개요구서를 발표하고 『이번 사건은 국가안보에 관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우리 어민들도 정부에 대한 일체의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오는 30일로 만료되는 조업기간을 일주일간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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