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알아듣는 아파트, 화상전화와 인터넷으로 무장한 사이버아파트, 다락방과 개인정원이 딸린 아파트, 모닝콜을 해주는 호텔같은 아파트…」요즘 아파트는 변신 중이다. 붕어빵처럼 똑같은 모습의 콘크리트 구조물쯤으로 여기던 아파트들이 첨단과 개성, 그리고 환경친화형의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아파트에 차가 사라지고 대신 개울소리가 들리고 풀냄새가 난다. 플러그만 꽂으면 사이버 세상이 열리고 인터폰을 들면 호텔처럼 룸서비스가 제공된다.
가족들의 취향과 편의에 맞게 내부공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아파트도 나왔다. 아파트는 더 이상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다. 가족들의 생활에너지를 샘솟게하는 휴식공간이자 내일을 준비하는 삶터다. 아파트도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상품이다. 아파트가 21세기를 향해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사이버세상이 보인다 홈오토메이션은 기본. 이제는 「사이버하우스」 시대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을 통해 재택근무·교육, 홈쇼핑·뱅킹, 원격진료등이 가능해진다. 우방이 11일 수원 천천2지구에 분양한 아파트에는 광통신망과 함께 TV와 인터넷을 연결한 인터넷 통신망이 깔린다.
지난 달 서울 옥수동과 돈암동 삼성아파트에 얼굴을 보면서 대화할수 있는 화상전화와 초고속광통신망을 구축한 삼성물산은 앞으로 분양하는 전 아파트단지에 이를 확대·설치할 계획. 이와함께 동문건설도 다음 달 중 일산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인터넷 TV를 가구마다 설치해 줄 예정이다.
호텔이야, 아파트야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여의도), 현대건설의 서초타운 하우징 컴플렉스(서초동 남부터미널부지), 대림산업의 대림아크로빌(도곡동) 등이 화제다. 호텔같은 서비스 시설을 갖춘 초고층 아파트들이다. 이들 아파트들의 가장 큰 특징은 「원스톱리빙」이 가능하다는 것. 헬스장 수영장 골프연습장 은행 세탁소 전문식당등이 들어서 있어 한 건물안에서 의식주가 모두 해결된다.
호텔처럼 각종 룸서비스도 받을수 있다. 40~60층이 넘는 초고층아파트라 한강을 내려다보거나 도시의 야경을 즐길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내몸에 맞는 아파트 삼성중공업 건설부문이 서울 구의동 목동 서초동 장안동 도곡동등지에서 공급 중인 쉐르빌은 맞춤형 주택. 철골조로 지어지는 이 아파트는 입주자가 컴퓨터를 통해 다양한 평면을 설계해 보고 입체적으로 확인한뒤 방 크기나 개수를 비롯해 인테리어까지 원하는대로 주문할 수 있다.
자연으로 돌아간다 아파트업체들이 주차장을 지하로 배치하면서 아파트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경기 김포 장기동 청송마을 아파트에 꾸민 조경은 전통사상인 「음양오행(불·물·나무·쇠·흙)」을 테마로 한 다섯개의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아파트를 전통향기가 물씬 배어나는 「마을」로 꾸미겠다는 의도다. 옛 나루터를 재현한 물의 공원, 해시계 등이 설치되는 빛의 정원등이 들어선다.
동일토건이 최근 경기 용인에서 선보인 동일하이빌에는 과수원 허브가든 인공폭포수등을 활용, 시각 소리 향 맛 촉감을 자극하는 「5감(感)공원」이 들어선다.
이것이 미래형 아파트 문앞에 서서 「이리오너라」라고 말하면 「네 주인님」이라는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린다. 집안으로 들어서서 「TV」라고 하면 TV가 켜지고 「거실조명」을 말하면 불이 들어온다. 말을 알아듣는 핸드폰과 같은 이른바 「음성인식 아파트」의 모습이다. 영화속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이 내년부터 이런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산소아파트」도 준비 중이다. 산소아파트는 인간이 가장 상쾌하게 느낄수 있는 산소농도를 유지할수 있도록 중앙공급 방식으로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준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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