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5가 기독교연합회관이 「시민단체 콤플렉스」로 변신중이다. 8층짜리 원래 회관 뒤편에 13층 새건물을 확장한 기독교연합회관에는 최근들어 녹색소비자연대 등 16개의 시민·노동·학생운동 단체가 잇달아 입주한데 이어 이사채비를 갖춘 단체도 5, 6개나 된다.13일 현재 이 건물에 입주한 단체 가운데에는 환경단체가 단연 많아 녹색소비자연대와 지속가능개발네트워크(KSDN)가 이미 입주했고 녹색교통운동과 환경과공해연구소, 최근 경실련에서 독립한 환경정의시민연대도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정치·사회단체로는 민주개혁국민연합과 열린사회시민연합,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한국민주재단추진위원회(가칭), 세민재단 등이 있으며 고(故)문익환(文益煥)목사의 추모·문화재단과 장준하기념사업회, 민족회의 등도 이 건물의 터줏대감. 80년대 학생운동 주역들인 「386세대」들이 한국청년연맹과 청년정보문화센터 등을 통합해 최근 출범시킨 한국청년연합회도 전대협서울지부, 대학원생동우회 등과 함께 이 건물에 터를 잡았다. 13층의 여성노동자회 협의회와 문화단체인 겨레문화답사연합도 10층의 한 식구다. 이 밖에 경실련출신 시민운동가 하승창(河勝彰)씨가 동료 활동가 10여명과 함께 최근 5층에 사무실을 냈고 전교조 등도 이사를 계획하고 있어 기존의 기독교 관련 봉사·문화단체를 포함하면 이 건물에만 30여개의 단체가 모일 전망이다.
시민단체들이 밀집한 데는 건물 이사장인 원로 재야운동가 김상근(金祥根)목사와의 친분과 IMF에 따른 임대료 인하도 한몫 했지만 가장 큰 목적은 시민단체 「시너지효과」. 분야별 전문적인 정보·활동가교류와 활동연대 등 외에도 기자회견장이나 강연장 등 시설 공유도 가능하다는 것. 실제로 단체들은 한청련이 관리하는 902호를 날짜별 사용료만 부담하고 회의나 강연, 회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입주단체들은 공동소식지 발간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재야단체를 위한 합법적 활동공간이 없던 80년대 중반이전처럼 종로 5가가 다시 한국 시민운동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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